세계 영향력 1위 여성의 남편으로 살기

3선 성공 메르켈 獨총리의 남편 자우어 교수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 부부 © News1

</figure>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총선에서 3선 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총리의 배우자이자 이론화학 분야의 저명한 학자 요하임 자우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자우어는 미디어 노출을 극히 꺼리기 때문에 한 독일 매체는 그의 전공 분야에 빗대 그를 "분자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에선 오페라 애호가인 그를 '오페라의 유령'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독일 바이로이트에서 매년 열리는 바그너 페스티벌에 빠지지 않고 메르켈 총리와 동반 참석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메르켈 총리가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올랐을 때에 자우어는 "바쁘다"는 이유로 취임식에 불참했던 일은 외부에 나서길 싫어하는 그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모든 외부 행사를 피해다니는 것은 아니다. 독일 일간 빌트의 정치 컬럼니스트 휴고 뮐러-포그는 "자우어의 취임식 불참에 대해 비판했을 때에 총리에게서 개인적인 연락을 받았다. 부재시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행사에는 반드시 참석할 것이란 내용이다"며 "자우어는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문불출하는 생활만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정부 전용기에 오르지 않은 채 홀로 저가 항공을 타고 부인과 휴가를 보내기로 한 이탈리아로 날아가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현지 언론들은 자우어를 유머감각이 없는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대체적으로 평가하며, 동독 출신으로 시골 광산 마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점이 그의 성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1949년 생인 자우어가 메르켈 총리를 처음 만난 것은 1981년이다. 당시 자우어는 32세로 베를린 과학아카데미에서 강사로 근무하고 있었고, 메르켈은 27세 물리학 대학원생이었다. 둘 다 기혼 상태였다.

같은 물리학과 학생이던 울리히 메르켈과 혼인 관계를 유지했던 메르켈은 1985년 결별했고, 동료 화학연구원과 결혼했던 자우어도 같은해 이혼했다. 이후 두 사람은 수년 동안 같이 지내다 1998년 결혼했고 자식은 보지 않았다. 자우어에겐 전 처 사이에서 낳은 2명의 아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