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日 라멘집 도산 72건으로 역대 최다…가격 '1000엔의 벽' 못넘어

2023년 라멘집 중 61.5%는 이익 줄거나 적자
비용은 10% 늘었는데 가격은 6400원 아래

22일 일본 도쿄의 라멘 식당인 '멘야 타이세이'에서 시민들이 라멘을 먹고 있는 모습. 2024.10.2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일본의 국민 음식인 라멘 가게 중 1000만 엔(약 9200만 원) 이상의 부채를 지고 도산한 건수가 지난해 72건으로, 전년에 비해 19건(약 35.8%)이나 올라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는 오르지만 라멘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7일 일본 시장조사업체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2023년 라멘 가게 실적 중 '적자' 비율은 33.8%였다. 이익 감소는 27.7%로, 적자와 합치면 61.5%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0년(81.0%)에 이어 지난 20년간 두 번째로 높았다.

일본 국내에서는 라멘의 인기가 높아지고 팬데믹이 끝나면서 일본을 찾는 관광객 수도 회복하고 있다. 그런데도 라멘 가게의 실적이 악화하고 도산 건수가 늘어난 것은 재료와 인건비, 국물을 끓이는 데 필요한 광열비 등이 상승했는데 라멘 가격은 인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멘에 사용되는 원재료 비용 총액 추이를 기준으로 2024년 10월까지 라멘 원가는 2022년 평균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돼지고기, 돼지비계, 면, 김, 멘마(고명) 등 라멘 국물에 필요한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편 라멘 가격은 조금씩 오르고는 있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 700엔(약 6400원) 아래를 밑돌고 있다. 라멘은 값싸게 먹을 수 있는 일상적인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라멘 한 그릇 가격이 1000엔(약 9200원)을 넘으면 손님이 멀어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처럼 다른 업계에 비해 가격 인상이 어려운 특유의 사정으로 인해 라멘 업계는 가격 인상이 어려운 중소 라멘집을 중심으로 올해도 도산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