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통화…중국 "韓, 국내 문제 적절 처리 지혜있어" (상보)

(서울·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노민호 기자 = 한중 외교장관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통화를 하고 양국 관계의 지속적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국 국내 상황을 설명했다고 외교부가 24일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저녁 7시부터 30분간 왕 부장과 통화를 갖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한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파트너로 양측의 공동 노력 하에 최근 중한 관계는 발전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선린 우호 방향을 견지하고 상호 이익의 원칙에 따라 양국 각 분야의 대화 및 협력 메커니즘을 활용하고 각급 교류와 민간 교류를 강화하며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최근 한국의 국내 정세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며 "중국은 내정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한국 국민이 국내의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지혜가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특히 내년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이 APEC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최근 양국 공동의 노력으로 양국관계가 발전 추세에 있다"라고 평가하면서 "한중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한중관계의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도록 한국 측과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자"라고도 했다.

왕 부장은 내년 한국의 APEC 개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지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우리 정부는 APEC 계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왕 부장의 이번 입장 표명은 일단 양국 간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양 장관은 한반도 평화·안정이 양국의 공동이익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 중국 측 발표문에선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외교부는 "양국은 이번 외교장관 통화 이후에도 국장급 협의 등을 통해 외교당국 간 소통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중국 측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앞서 한중 양국이 공급망 안정을 공동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왕 부장은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의 대두에도 불구, 한중 무역규모가 지속 확대되고 양측의 이익이 더욱 융합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양국 경제 무역 협력이 공고한 기반과 넓은 공간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관심을 갖고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환영하며 합국 측과 협력을 강화해 세계 생산 공급망의 안정성과 원활한 흐름을 공동으로 유지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