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현지 전기차 업체에 밀려 중국 사업 재편…7조원 손실
한국·유럽·일본 기업도 정부 지원받는 中전기차 저가 공세에 고전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에 밀려 중국 내 사업을 재편하면서 50억 달러(약 7조675억원) 이상의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다.
GM은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SAIC)과 50대50 합작 회사인 SAIC-GM을 세워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운영하고 있었다. 이 합작회사는 캐딜락이나 뷰익 등의 여러 브랜드 이름으로 차량을 생산 및 판매한다. 1997년에 설립된 이 벤처 기업은 한때 꾸준한 성장을 이루며 상당한 수익을 창출했다. 하지만 전기차에 막대한 투자를 한 중국 제조업체에 밀려 점점 시장 점유율을 잃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GM은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에서 이 합작회사에 대한 투자 가치 감소를 대차대조표에 반영하기 위해 4분기에 26억~29억 달러의 비용을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27억 달러의 비용도 4분기에 반영될 것인데 이는 합작회사가 취할 구조조정 조치 비용 중 GM의 몫이다. 즉 GM은 SAIC-GM 때문에 4분기에 50억 달러를 넘는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올해 초부터 9월까지 GM 합작기업의 중국 내 판매량은 20% 가까이 감소했고, 2015년 15% 이상이던 시장점유율도 1년 전 8.6%에서 올해는 6.8%로 떨어졌다.
NYT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GM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유럽, 일본, 한국 기업을 포함한 거의 모든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비야디(BYD), 질리(Geely)와 같은 중국 자동차 회사가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고 가격을 인하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포드는 올해 첫 9개월 동안 중국 사업 구조조정에 8억8100만달러를 지출했다. 폭스바겐의 중국 내 차량 판매는 올해 10% 이상 감소해 독일 공장 폐쇄를 고려하고 있다.
반면 비야디는 올해 포드를 제치고 세계 6위 자동차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이 고전하는 것은 중국 은행과 지방 정부가 중국 기업들에 저비용 대출, 토지 및 기타 인센티브를 제공해 일부 중국 기업이 생산 비용보다 낮은 가격에도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들 중국업체 중 상당수는 아시아, 유럽, 라틴 아메리카의 다른 국가에도 점점 더 많은 수의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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