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우크라 문제 중국 역할 해야"…중국 "전략적 인식 바로잡아야"

베이징서 중-독 외교안보 전략대화…전기차·우크라 문제 등 논의

왕이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장관이 2일 베이징에서 중국을 방문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사진출처=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왕이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방중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이날 베어보크 장관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지적했고, 왕이 부장 측은 양측 간 이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협력에 방해가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3일 AFP통신 및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전일 베어보크 장관과 제7차 중-독 외교·안보 전략대화에서 "국제 정세가 요동칠수록 강대국 간 관계는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중국은 외부의 모든 불확실성에 대해 자체적인 확실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중국과 독일 사이에는 차이와 이견이 있지만 차이가 협력에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되며 이견이 대립의 이유가 되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왕 부장은 "중국과 독일은 세계 2위와 3위의 경제 대국으로 양국은 간섭을 극복하고 저항을 제거하며 대화와 협력의 주요 기조를 견지해 냉전적 낡은 사고에 맞서 외부 위험에 공동으로 저항하고 글로벌 도전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베어보크 장관은 "불안정한 세계 속에서 중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유지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양국 관계의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고 세계 평화 안정에 기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또한 왕 부장은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선 전략적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양측은 상호 존중과 이해를 견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호 이익 협력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을 우회 겨냥해 "중-독 관계는 제삼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제삼자의 영향도 받아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중-EU 갈등 요인 중 하나인 전기차 관세 부과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왕 부장은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EU가 중국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공정 경쟁과 자유 무역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이는 중-EU 사이에 두드러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일과 유럽은 중국의 발전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바라보고 적극적이고 실용적 대중 정책을 채택해 대화를 통한 무역 분쟁을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베어보크 장관은 "독일은 EU와 중국이 전기차 상계관세 문제를 지속해서 협상하는 것을 지지하며 양측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 외교부는 "베어보크 장관은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 중국이 유럽의 협력 파트너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고 왕 부장은 설득과 협상 촉진에 전념하는 중국의 입장을 포괄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AFP통신은 베어보크 장관이 왕 부장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장에서 만든 드론과 북한군이 유럽 한복판에서 평화를 위협하며 우리의 핵심적인 안보 이익을 침해한다"고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유럽의 평화 질서를 파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 북한을 통해 아시아를 전쟁에 끌어들이고 있다"며 "나와 중국 상대측은 이것이 중국에도 이익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깊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