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입헌민주당 148석 약진…자민당 부패에 등돌린 중도표심 흡수

98석에서 148석으로 무려 50석 늘려
노다 입민당 대표 "자민당 뒷돈 문제 엄격하게 추궁한 게 주효"

26일 일본 도쿄에서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가 중의원선거 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마지막 선거 유세에서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4.10.26/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 27일 치러진 일본 총선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 의석을 98석에서 148석으로 무려 50석 늘리며 크게 약진했다. 집권 자민당의 부패에 등을 돌린 중도 표심을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지통신은 28일 개표 결과 참의원(하원) 전체 465석 가운데 자민당이 자민당 191석, 입헌민주당이 148석을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나머지 의석은 △공명당 24석 △일본유신회 38석 △국민민주당 28석 △레이와신센구미 9석 △공산당 8석 △참정당 3석 등이다. 자민당·공명당 연립 여당 의석은 과반인 233석에 못 미치는 215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정치자금 스캔들을 둘러싼 일본 유권자들의 불만에 힘입어 입헌민주당이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입헌민주당은 이번 선거 기간 자민당의 정치자금 스캔들을 철저히 따지겠다면서 정권 교체를 강하게 호소했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이날 새벽 기자회견을 열고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를 근거로 뒷돈 문제를 엄격하게 추궁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고시일인 지난 15일 하기우다 고이치 전 정조회장이나 니시무라 야스토시 전 경제산업상의 선거구에 직접 찾아가는 등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고, 스캔들에 연루된 자민당의 전직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전략을 취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에 대해서도 "자민당과 공범"이라며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요미우리신문은 노다 대표가 현실적인 중도 노선을 어필해 자민당에 등을 돌린 온건 보수층과 무당파층을 끌어들이려 했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정책 측면에서도 현실과 타협했다. 입헌민주당 강령으로 내건 '원자력 발전 제로'의 공약 명기를 보류했다. 외교·안보 정책에서도 '미·일 동맹이 기축'이라는 것을 확실히 하고, 방위력 강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노다 대표는 정권 교체를 주장하면서 국민민주당과 일본유신회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노다 대표는 전날 밤 후지TV에 출연해 자민·공명의 과반이 깨질 경우를 언급하며 "임시 국회에서 불신임안을 공동으로 제출했던 정당과 성의 있는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입헌민주당은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 공산당과 이시바 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