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이상 기류 속 정재호 대사 "우호의 해 폐막식 시점 예단 어려워"

"지난 4월 자오러지 방북 이후 특기할만한 고위급 교류 파악 안돼"
돌솥비빔밥 등 '왜곡' 논란엔 "선제적 모니터링 체계 구축"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가 2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제외공관장회의 ‘다가가는 경제·민생 외교’ 주제토론에 참석해 있다. 2024.4.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는 중국과 북한이 연초 선포한 '북중(조중) 우호의 해'와 관련, 폐막식 개최 시점에 대해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북중 간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재호 대사는 7일 오전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4월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북한 공식 방문 이후 특기할 만한 고위급 교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1월 1일 (정상 간 축전 교환 이후) 8개월 만인 지난달 북한 정권 수립일을 맞아 최고위급에서 축전 교환이 이뤄졌다"며 "중국 측이 지난달 9일 시진핑 주석이 축전을 보낸 데 대해 북한 노동신문이 1주일이 지난 15일 김정은 노동당 총서기의 답전 발송 소식을 공개했으나 중국 언론은 답전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정 대사는 중국 측 축전에는 75주년 중조 우호의 해가 언급된 데 반해 북한 측 축전에는 관련 내용이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정 대사에 따르면 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은 10월 1일 김정은 총비서의 중국 국경절 축전을 러시아 다음으로 소개했다. 지난 2022년의 경우 북한, 베트남, 라오스 쿠바 순으로 소개한 바 있다.

그는 "지난 7월 말 북한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수해 복구 작업이 어느 정도 진전됐으나 중북 간 교류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지 않는 것으로 관찰된다"며 "(북중 우호의 해) 폐막식도 현재로선 개최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과거 북중 우호의 해를 선포하고 개막식을 개최했음에도 불구하고 폐막식을 개최하지 않았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정재호 대사는 지난 2021년 지린성 정부가 돌솥비빔밥과 가래떡 조리법 등을 성급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한 데 대해 "대사관 차원에서도 중국 측에 세심한 주의와 협조를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의) 역사 왜곡과 관련해서도 주중 대사관 차원의 선제적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중국 역사 왜곡 발생 가능성 및 파급 효과가 큰 박물관 및 교과서 분야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점검 및 대응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외교 소식통은 "대사관 차원에서 (바이두 같은) 웹사이트에서 사실이 왜곡된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어필을 했고 지난 한 해 43건을 교정했다"고 설명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