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닛케이225지수 4.8% 급락 마감…1990년대 이후 최대 하락(상보)

장 한때 2000엔 급락하기도
시장,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재 매파적 성격 주목

닛케이225지수가 쓰여진 전광판 <자료 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225 지수가 30일, 1990년대 이후 최대 하락 폭인 4.8%(1910.01) 하락을 기록하며 3만7919.55로 장을 마쳤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오후 장 한때 2000엔 이상 하락하는 등 장 내내 '이시바 쇼크'에 비틀거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이날 닛케이지수는 1.77% 급락한 채 출발했다. 이는 내내 3만8000선을 중심으로 움직이다가 오후 2시 22분께 2031.65엔 내려간 3만7797.91까지 하락했다. 닛케이 평균 지수는 지난 26일과 27일 이틀간 1959엔(5%) 상승하는 등 지난주 하반기에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당시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의 승리를 전망했기 때문이다. 다카이치는 완화적 통화정책과 '아베노믹스'의 계승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7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었다. 증시는 총재 선거 후 첫 시장 거래일인 이날 이시바 총재가 경제 정책적으로 매파적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급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투자자들은 기업과 투자 소득에 대한 세금이 인상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전까지 일본 증시의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은 2003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재선 당시의 4.24%(종가 기준)였다. 당시 2003년 주요 7개국(G7) 회의의 외환 개입 제한으로 인한 엔화 절상은 닛케이 평균을 하락시켰다. 그다음은 1999년 게이조 오부치 총재 재선 당시 3.39% 급락한 것이었다. 당시도 일본 은행이 양적완화를 연기한 후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번 이시바의 승리로 엔화가 강세가 되고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아 세 건 모두 환율 변동이 주가 하락의 큰 원인이었다.

이시바 총재는 지난 주말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통화완화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는 엔화 절상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일부 해소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려는 움직임이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다. 닛케이는 이것이 30일 은행주가 상승한 것에서 잘 드러난다고 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은행의 마진 확대로 이어져 은행들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절상 압력이 강해 오전에는 1달러에 142엔대였지만 오후가 되면서 141엔대까지 올랐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