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자민당 총재선거 결선 시뮬레이션…킹메이커들 누구 손 들어줄까

이시바-다카이치 대결은 아소, 이시바-고이즈미는 기시다가 키맨
고이즈미-다카이치 매치는 킹메이커 없어…모든 세력 분열 될 수도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후임이 27일,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로 결정된다.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67)·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63)·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이 결선투표를 향해 치열한 삼파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결선 대진표에 따라 국회의원 표심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지 각종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대결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당내 표심 변화와 핵심 원로·전 파벌 수장들의 움직임을 예상해 본다. 아래 대진표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순으로 전개된다.

①이시바 vs 다카이치…존속 파벌과 구파벌의 싸움

현재 두 후보자가 포섭한 국회의원은 각각 40명 전후다. 당원·당우(지지 단체 회원) 지지율은 니혼테레비 여론조사 기준 이시바가 31%로 다카이치보다 3%포인트(p) 앞서고 있지만, 결국 누가 결선에서 더 많은 국회의원을 확보하는지에 승패가 달린 셈이다.

키 맨은 50명이 넘는 의원을 이끄는 아소파의 수장 아소 다로 부총재다. 다카이치는 지난 25일, 아소 부총재의 사무소를 찾아 20분 넘게 면담했다. 주위에서는 아소파에 지원을 요청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시바가 오랜 시간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긴 했지만 정책적으로 기시다 노선을 계승해 기시다·스가 등 전현직 총리의 지지를 얻을 공산이 크다. 총재선거 후에 이어질 조기 총선에서도 '선거의 얼굴'로서는 강경 보수 다카이치보다는 이시바가 대중적이라는 평이다.

이 경우, 당내 유일한 존속 파벌인 아소파 의원들이 얼마나 다카이치에게 표를 몰아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1차 투표에서 아소파의 표가 분산돼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결선 투표에서 (아소가) 지시를 내리지 않는 편이 파벌에 좋을지도 모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산 표가 표면으로 드러났을 때 파벌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내 요직인 간사장을 맡은 모테기 도시미쓰의 경우, 1차에서 낙마 후 관계가 소원한 이시바보다는 다카이치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지만 뚜렷한 입장을 드러낸 적이 없어서 미지수다.

해체한 아베파 소속 의원 40여 명도 일부 이탈 표가 있겠지만 '아베의 후계자'로 불리는 다카이치의 편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②이시바 vs 고이즈미…수싸움에서 고이즈미가 유리

전반적으로 고이즈미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결 구도다.

1차 투표에서는 당원·당우 지지도가 2배 이상 높은 이시바가 앞설 확률이 높지만, 결선에서는 기존에 확보한 국회의원이 더 많은 고이즈미(60명 전후)가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추천인 명단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무파벌 의원 14명씩의 지지를 받아 입후보했으나 고이즈미는 무파벌의 핵심 인물, 스가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아소의 경우, 과거 총리 재임 시절 이시바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은 적이 있는 만큼, 고이즈미와 더 가까운 편이다. 모테기 역시 고이즈미 쪽에 쏠려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낙마한 다카이치의 지지 세력이 어디로 향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다카이치는 선택적 부부별성제, 방위비 증세 등 의제에서 두 후보와 상당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두 후보는 현재 자신의 정책적 후계자를 찾겠다는 기시다를 향해 '뜻을 이어가겠다'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과거 40여 명의 의원을 거느리고 파벌을 이끌었던 기시다가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가 관전 포인트다.

기시다는 이시바 쪽에 더 가깝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최측근 기하라 세이지 부장관이 고이즈미를 지지하고 있어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 최근 기시다는 "고이즈미는 경험 부족이랄까, 거친 면도 있지만 정책적으로는 건실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시바가 1차 투표에서 정상으로 결선에 진출했다가 고이즈미에 패할 경우, 2012년 총재선거의 아픔을 다시 겪게 된다. 당시 이시바는 1차 투표에서 아베를 50표 이상

정책적으로는 차이로 누르고 함께 결선에 진출했다가 국회의원표에서 밀려 고배를 마셨다.

③고이즈미 vs 다카이치…예측 불가 분열의 카오스

예측이 어려운 대진표다. 고이즈미가 정책적 유사점이 높은 이시바 진영의 표를 흡수하고, 다카이치가 아소파 대부분의 표를 가져올 경우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후보자의 지지 세력 중 보수계열은 다카이치 쪽으로, 젊은 중도층은 고이즈미 쪽으로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구 기시다파·아베파 등의 표도 쪼개질 가능성이 농후해 킹메이커가 사라질 수 있다.

현재 다카이치 진영은 1차 투표에서 낙마가 유력한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의 표를 흡수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