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취임시 각료 급여 폐지"…9명 자민당 후보들 열띤 소견 발표

이시바 "남계 일왕 전통 소중히"…고이즈미 "친모 최근에 만나"
하야시 "수산업과 관광업 지역 진흥에 힘 쏟겠다"

일본 지지통신이 꼽은 차기 일본 자민당 총재 후보 6인. 차기 총재는 퇴임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 뒤이어 후임 일본 총리가 된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고노 다로 디지털상, 모테기 도시미츠 자민당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 특명담당상 등 6인이다. 2024.08.20 ⓒ AFP=뉴스1 ⓒ News1 정지윤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는 9명의 후보자들이 12일 소견 발표 연설회에서 각오를 다졌다.

선거 고시일인 이날 △고바야시 다카유키(49·니카이파) 전 경제안보상 △이시바 시게루(67·무파벌) 전 간사장 △고노 다로(61·아소파) 디지털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63·기시다파) △모테기 도시미쓰(68·모테기파)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43·무파벌) 전 환경상 △다카이치 사나에(63·무파벌) 경제안보상 △가토 가쓰노부(68·모테기파) 전 관방장관 △가미카와 요코(71·기시다파) 외무상 등 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이 다섯 번째 출마인 이시바는 "마지막 싸움에서 자리매김하고 반드시 승리를 목표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이시바는 같은 날 일본의 왕위 계승 방식과 관련해 "남성이 승계하는 전통을 소중히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지금까지 이시바는 여계 일왕(천황)론에 대해 "완전히 배제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번에는 당내 보수파들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고이즈미는 아이 아버지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가족을 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친모를 만났다"면서 "부모님이 어릴 때 이혼했다는 걸 중학교 2년까지 몰랐고, 어머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은 큰어머니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까지는 친모를 만나는 건 백모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해 만나지 않았지만, 올해 처음으로 만났다"며 "생각에 변화가 생긴 계기는 아이 아버지가 되면서다. 앞으로 인생의 선택지를 넓히는 정치가로서 관용과 포용력 있는 보수 정당 자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카이치는 총리를 포함한 각료들의 급여를 폐지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그는 "신뢰 받는 정당으로 만드는 게 최우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총리는 월 201만6000엔(약 1889만 원), 각료는 147만엔(1381만 원)의 급여를 받는다.

다카이치는 자민당의 파벌 해산 배경이 된 정치자금 문제를 언급하며 "회계나 재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책 입안에 필요한 자금을 명확하게 편성하고 공평하게 배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농림수산상을 맡았던 경험을 근거로 "역시 시골은 1차 산업"이라며 "맛있는 것을 만들고 그것을 먹으러 와주면 새로운 직장이 생긴다. 수산업과 관광업의 지역 진흥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론조사에는 이시바와 고이즈미가 1~2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 6~9일 지지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이즈미가 25.5%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시바가 24.2%, 다카이치가 8.5%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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