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냐 비주류냐'…日자민 총재선, 아소vs스가의 킹메이커 대리전
기시다 정권 '3두 정치' 깨지고 아소·스가 중심으로 세력 갈라져
아소, 모테기에 거리두며 고노 물밑 지원·스가는 고이즈미 공식 지지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겸 자민당 총재가 연임을 포기하고 파벌을 해체함에 따라 당내에서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후임을 뽑는 총재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류파에서는 아소 다로 부총재가, 비주류파에서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킹메이커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까지 당 총재선거(총선)에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은 12명으로 역대 가장 많다. 이 중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여론조사 결과 1위를 달리고는 있지만 2위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과의 격차는 5%에 불과해 유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 사람 외에 입후보한 거물급 인사로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등이 있다.
독보적인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당과 언론의 이목은 두 킹 메이커에게 집중되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로 아소파를 제외한 파벌들이 대거 해체 수순을 밟고 있어 정세 읽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당내에서는 "큰 덩어리를 만들어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스가 씨와 아소 씨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산케이신문은 보도했다.
주류파의 대표 격인 아소 부총재는 55명의 의원을 이끌고 있다. 그는 현 정권에서 기시다 총리·모테기 간사장과 '3두 정치'의 한 축을 맡았다. 기시다 총리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로는 파벌 내 고노 디지털상을 물밑 지지하고 있는데, 사실상 3두 정치 주축들의 연대가 깨진 셈이다.
아소 부총재와 모테기 간사장은 사석에서 총선이 결선투표까지 갈 가능성을 고려해 "어떤 일이 있어도 연계하자"는 뜻을 확인했지만, 불투명한 분위기가 감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반면 스가 전 총리는 무파벌이자 비세습·흙수저 출신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당내에서는 무파벌 중견·청년 의원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일명 '스가 그룹'이라 불리는 지지 세력에는 하기우다 고이치(아베파) 전 정조회장·가토 전 관방장관·다케다 료타 중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두 킹메이커 중 먼저 마음을 확실히 정한 쪽은 스가 전 총리다. 그는 8일 같은 지역구 출신의 무파벌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가두 연설에서 고이즈미와 나란히 선 그는 "일본의 조타수를 맡기고 싶다"고 힘을 실었다.
한편 12일 최종 입후보자 발표까지 남은 사흘 동안에도 자민당의 출마 러쉬는 계속된다. 9일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담당상 이후에는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의 출마 기자회견이 연달아 잡혀 있다.
물밑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당원들의 표심은 누구를 향할지, 일반 유권자들이 참여한 여론조사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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