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이-설리번 11시간 협의…정상외교 주도적 역할 공감대"

"정상외교는 양국관계 조타주의자 해결사…힘의 원천"
경제 무역 입장차…"中발전 저해하면 목적 달성하지 못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 (현지시간) 베이징 근교 휴양지인 옌치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4.08.2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왕이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27~28일 양일간 11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의를 가졌다고 중국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다.

30일 외교부에 따르면 양타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司·국)장은 설리번 보좌관의 이번 방중에 결과를 설명하고 "27~28일간 왕 주임은 설리번 보좌관과 전략적 소통을 통해 중미관계, 민감한 문제, 국제 및 지역 이슈에 대해 6차례에 걸쳐 11시간의 협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양타오 사장은 "빈, 몰타, 방콘, 워싱턴에 이어 베이징 옌치후 회의까지 중국과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대화 내용은 더욱 심도 있었고 양측은 협의가 건설적이라는 데 공감했다"며 "정상 간 외교가 중미 관계에 있어 항상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양 사장은 지난 4년간 정상 외교가 양국 관계의 조타수이자 해결사였다며 "발리부터 샌프란시스코에 이르기까지 정상외교는 비바람을 뚫고 나아가는 중미 관계의 '정해신침(定海神针·서유기의 손오공이 사용하는 여의봉을 말하는 것으로 힘의 원천이라는 의미)' 이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왕이-설리번 간의 소통 채널이 양국 정상의 합의에 따라 구축됐고, 합의 내용에 따른 후속 조치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이번 회의에서 양측은 양국 정상의 새로운 상호 작용에 대해 논의했고 이는 정상 외교의 주도적 역할을 발휘하고 중미 관계와 변화하는 세계에 안정성과 확실성을 주입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 주임은 이번 대화에서 과거 미국과의 소통 경험을 기반으로 △중미관계의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는 열쇠는 양국 정상이 방향을 인도하고 △3개의 코뮈니케를 준수하고 △평등하게 대우하고 △민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올바른 인식 확립에 있다는 5가지 핵심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양 사장은 "5가지 핵심은 양측이 미래를 더 잘 개척하고 두 강대국이 올바르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 사장은 "대만문제, 민주인권, 제도, 발전 권리는 중미 관계에 있어 중국이 그어놓은 네 가지 레드라인으로 중국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부연했다.

이번 협의에서는 경제 무역 및 과학 기술 문제에 대해서 양측이 이견을 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양 사장은 "미국이 소위 '작은 뜰의 높은 벽'을 한계 없이 확장하고 있다"며 "'국가안보'라는 개념은 무엇이든 적용할 수 있는 '바구니'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잉 생산'이라는 말은 보호주의를 위한 또 다른 구실에 불과하다"며 "이면에는 미국이 중국을 잘못 알고 자신들의 절대적 안보, 절대적 우위를 도모하려는 패권적 사고가 깔려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의 산업 공급망이 시종일관 가장 하단에 있을 수 없고 공급망 상단으로 오르려는 능력과 필요와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미국은 중미 경제 관계의 본질이 상호 이익에 있다는 것도 분명하게 알아야 하며 중국의 경제 무역 과학 기술 발전을 저해하고 타인에게 해를 끼친다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