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서운 태풍 처음"…'산산' 덮친 日 사상자 속출
산사태로 다섯 식구 사는 집 무너져 3명 사망…규슈서도 돌풍에 16명 부상
수도권 간토, 이날 점심부터 비내리기 시작해 저녁부터 점점 빗줄기 거세져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10호 태풍 '산산'이 일본을 중남부를 강타하며 "역대 최강"급 위력을 떨치고 있다. 아이치현(県)에서는 산사태로 3명이 숨졌으며 규슈 지방에서는 16명이 부상하는 등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아이치현은 29일, 토사물에 매몰된 일가족 5명을 구출했으나 70대 남녀와 30대 남성 총 3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생존한 40대 여성 2명은 각각 경상과 중상을 입었다.
규슈 미야자키시에서는 돌풍에 날아온 기와가 사람을 덮치는 등 4명이 다쳤다. 폭풍·파랑 특별경보가 발령된 가고시마에서는 지붕에서 떨어지거나 오토바이가 바람에 전도되는 등 총 11명이 다쳤다.
큰 소리와 함께 수십 미터 높이의 소용돌이를 목격한 주택공사 직원(73)은 요미우리에 "이렇게 무서운 경험을 한 적은 없다"며 경승용차가 넘어져 공사 현장에 날아온 물건에 차 유리가 깨졌다고 말했다.
오이타현 사이키에서는 오전 5시15분쯤, 시 전체 3만3189세대, 약 6만5656명을 대상으로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경계레벨은 두 번째로 높은 '레벨 4'가 발령됐다.
재해지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첫날 강진 피해를 겪은 노토반도 중 이시카와현 항구에서는 어선이 재해 대비에 나섰다.
NHK에 따르면 산산은 이날 오전 7시 기준, 가고시마현(県)에 접근하며 북진하고 있다. 중심 기압은 93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50m,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70m로, 중심에서 반경 110㎞ 이내에는 초속 25m 이상의 폭풍이 불고 있다.
수도 도쿄가 속한 간토 지방에서는 이날 점심부터 점점 비가 내리기 시작해 저녁쯤에는 세찬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호우에 따른 토사물 재해에 경계가 필요하며 최고기온은 섭씨 31도다.
기상청은 태풍 진행 속도가 느리다며, 강진이 발생했던 노토반도를 비롯해 과거 호우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서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도카이·긴키 지방에는 적어도 31일까지 호우·폭풍 경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있다.
30일 오전까지 24시간 동안 예상되는 강우량은 △규슈 남부 600㎜ △규슈 북부·시코쿠 400㎜ △도카이 300㎜ △긴키·간토고신 200㎜ △쥬고쿠·이즈제도 120㎜ 등이다.
이후 31일 오전까지 24시간 동안은 △시코쿠 400㎜ △규슈 북부·도카이 300㎜ △쥬고쿠·긴키 200㎜가 내릴 전망이다.
해상에서도 거센 비바람과 풍랑이 계속되겠다. 이날 파고는 △규슈 남부에서 9m △아타미에서 8m △규슈 북부와 시코쿠에서 7m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전문가들은 이번 태풍이 "과거 최강급'일 가능성이 있다며 매우 강한 위력을 동반해 접근하고 있다고 주의했다. 이어 재해 위험도가 높고 태풍에서 떨어진 지역이라도 따뜻하고 습기 찬 대기의 영향으로 큰비가 내릴 수 있다고 짚었다.
기상청은 "폭풍이 시작되기 전에 튼튼한 건물 안으로 이동하고, 실내에서는 창문으로부터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긴급 대피 경로도를 확인해 정전과 단수 등에 대비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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