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쿨섹' 고이즈미가 조선인?…일본 총리선출 앞두고 가짜뉴스 확산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문신남 사진과 함께 일파만파 퍼져
일본 팩트체크센터 "사진작가 생몰년도와 고이즈미 나이 안 맞아"

일본 차기 총리 후보군에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조선인의 손자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소셜미디어상에 퍼지고 있다. <출처=엑스(X)>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이 총재 선거를 약 한 달 남겨둔 시점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조선인이라는 가짜뉴스가 확산하고 있다.

27일 일본 비영리단체 팩트체크센터(JFC)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상반신에 문신한 남성의 사진과 함께 고이즈미가 조선인의 손자라는 잘못된 소문이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상에 퍼지기 시작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할아버지이자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야는 조선인이라는 내용이다.

이 게시물은 26일 기준 290만 회 열람됐고 3200번이나 공유됐다. 또 '절대로 총리를 해선 안 되는 사람'이라는 비난의 댓글도 달렸다.

하지만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할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야는 중의원 의원을 지냈고 1960년대 이케다 하야토 내각과 사토 에이사쿠 내각에서 방위상을 역임했다. 일본 공직선거법 10조에 따르면 일본에서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일본 국적자여야 하므로, 고이즈미는 조선인이 될 수 없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전 환경상. 2020.09.16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JFC는 고이즈미 준야의 일본 귀화 여부를 관보 정보검색 서비스를 통해 알아본 결과 사실무근이었다고 전했다.

또 게시물에 함께 올라온 사진을 구글 렌즈로 검색한 결과, 이 사진은 나가사키대학 부속 도서관의 에도막부 말기-메이지기 고사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있었다. 사진을 촬영한 작가 오카모토 게이조는 1912년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고이즈미 준야는 1904년생으로 오카모토가 사망한 연도에 사진을 찍었다고 해도 고이즈미 준야는 8세에 불과하다. 사진 속 남성이 성인 남성임을 감안하면 고이즈미 준야가 아니라고 JFC는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주변에 총재 선거 출마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그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함께 차기 총리 선호도 1~2위를 다투고 있다.

한편 JFC는 "누구는 어느 나라 사람"이라는 국적에 관한 가짜뉴스가 많이 퍼지고 있다며 이는 외국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게시물이니 특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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