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외교·안보 수장들 비밀리에 미국행…'특별채널' 고위급 회담

라이총통 취임 후 첫 회담…中 반발에 비공개 진행
"美, '분리주의' 라이 총통에 긴장 놓지 못해"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좌)과 미국 성조기.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대만 외교·안보 수장들이 미국을 방문해 비공개 고위급 회담을 갖는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뉴스(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과 우자오셰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이 이번 주 '특별채널' 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특별채널 회담은 미국과 대만이 중국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비밀리에 진행해 온 회담으로, 2021년 FT의 보도로 처음 그 존재가 알려졌다.

특별채널은 양국 고위 관리들이 모여 세부 대화를 나눌 드문 기회로 여겨지며, 이번 회담은 지난 5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직전 특별채널은 지난해 2월 우 비서장(당시 외교부장)과 구리슝 국방부장(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개최된 바 있다.

이번 회담은 중국이 라이 총통을 "위험한 분리주의자"로 간주하며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열렸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특별채널은 라이 총통 정권이 들어선 대만과 미국과의 외교 관계 정립이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FT는 라이 총통이 외교 경험이 부족하고 차이잉원 전 총통보다 예측이 불가능해 미국이 긴장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백악관 아시아 담당 수석보좌관을 지냈던 에반 메데이로스는 "특별 채널은 오늘날 국제 정치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메커니즘 중 하나"라며 "중국의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과 대만 간 명확하고 일관된 소통은 필수적이다"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에서 아시아 담당 고위 관리였던 랜디 슈라이버도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의 군사 활동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중국군은 계속 더 많은 일을 벌이고 있다"라며 "특히 야간 훈련과 대만 동부에서 공중 급유 훈련 등이 늘어나는 추세다"고 평가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