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한국 개미, 글로벌 폭락에도 미국 주식 쓸어 담았다"

"고령화 인구 고수익 추구…韓 재벌 지배구조 문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CB) 1단계가 동시에 발동된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모니터에 종가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8.77%) 내린 2,441.55, 코스닥 지수는 88.05포인트(11.30%) 내린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2024.8.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한국 개미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폭락에도 미국 주식을 더 쓸어 담았고 자국 증시의 하락으로 이러한 추세는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주목했다.

로이터는 14일 '한국의 개미들이 국내시장을 외면하면서 미국 주식에 자금이 몰린다'고 보도했다.

한국 개미들이 사랑하는 미국 주식은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순이다. 한국 증시를 끌어 올리려는 정부 노력에도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한국 개미의 미국 주식 매수는 여전히 강세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국 개미들은 2023년 미국 주식 투자 호황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28억 달러를 매도했지만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90억 달러 상당의 미국 주식을 매수했다.

로이터가 취재한 49세의 한국인 투자자는 2020년부터 테슬라에 투자해 현재 금융자산의 85%를 테슬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투자자는 최근 시장 급락을 장기적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 한국의 삼성과 SK하이닉스는 미국 기업과 비교해 AI열풍에서 후순위로 밀려나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는 올들어 4%, 25% 상승한 반면 엔비디아는는 120% 폭등했다.

고령화 인구가 더 높은 수익을 좇으면서 자금유출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부터 투자자, 정부관계자까지 입을 모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국의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러한 추세를 잘 알고 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의 목적은 국내 주식시장의 경쟁력을 높여 개인 뿐 아니라 기관과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의 가족 경영 '재벌' 대기업의 불투명한 지배 구조로 인해 지배 가족이 보통 낮은 시장 가치로 지분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끼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몬드리안 투자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일본에서는 증권거래소의 개선 지시만으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충분했지만, 한국 재벌 그룹의 경우 정부의 설득만으로 충분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