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단숨에 도쿄도지사 선거 2위…이시마루 화제[피플in포커스]

무당파·청년층에서 만큼은 1위…낙선에도 집중 스포트라이트
출신은 히로시마 대학은 교토… 30만 팔로워 지지로 도쿄서도 존재감 뿜뿜

7일 일본 도쿄에서 이시마루 신지 도지사선거 후보자가 낙선 기자회견 중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4.07.07/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7일 열린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뜻밖에 2위를 차지하며 '지각 변동'을 일으킨 이시마루 신지(41) 전 히로시마현(県) 아키타카타시장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본 언론뿐만 영국 BBC 등 외신도 '이시마루 피버'에 주목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선거 유세 전략에 대해 보도했다.

무소속 출마해 특정 정당의 지지를 받지 않고도 약진한 배경에는 무당파층의 지지와 SNS 선거 유세가 있다.

이시마루 후보자는 무당파층과 청년층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도쿄신문 출구조사에서는 고이케 도지사(30.56%)나 렌호(16.60%) 전 참의원보다 높은 37.99%의 지지율을 자랑했으며, 교도통신의 출구조사에서는 18~29세 유권자의 41%를 끌어들였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SNS다. 사실 이번 선거 전까지만 해도 이시마루 후보자는 도쿄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연줄도 별로 없다. 히로시마현 아키타카타에서 나고 자라 교토대학을 나왔다. 이후 미쓰비시UFJ 은행에서 금융 애널리스트로 일하다가 4년 전, 고향 아키타카타 시장 선거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했다.

존재감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시장 당선 후부터다. SNS를 통해 시의원이 조는 모습을 지적하는가 하면, 의정 발언 및 기자회견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했다. 유튜브 채널 등록자 수는 30만 명을 돌파했다.

도지사 선거에 대비해서는 한 달 동안 활동하는 자원봉사자 5000명을 모집해 '넷 선대(選對·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봉사자 모집은 인터넷을 통해 이뤄졌으며, 온라인에서만 2억 엔(약 17억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일본 도쿄도 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시마루 신지 전 히로시마현 아키타카타 시장이 선거를 하루 앞둔 6일 트럭 위에서 가두 연설을 하고 있다. 정치에 때묻지 않은 신선함을 앞세운 이시마루 후보는 렌호 후보와 함께 선두인 고이케 유리코 현 지사를 맹추격했다. 2024.07.06/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가두 연설에 나설 때면 사진 및 영상 촬영과 공유를 적극 장려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연설 시간은 약 20분 내외로 맞추고 어려운 표현은 삼갔다. 내용 면에서도 구체적 정책보다는 "정당에 속하지 않은 후보가 도지사가 되면 정치가 바뀐다"며 주장을 강조하는 전략을 썼다.

동시에 후보자 토론회에서 그가 활약한 장면을 편집해 공유하며 고이케 도지사 등 유력 후보에게 흠집을 냈다. 방송국과 신문사에 대해서도 "고작 2차 정보를 다루면서 세상을 움직이는 줄 안다"며 날을 세웠다.

그 결과 후보자 고지일로부터 단 일주일 사이 공유된 이시마루 후보자 관련 영상은 700여개에 달하며 시청 수는 1억2000만 회를 웃돌았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이시마루 후보자의 가두 연설을 들은 한 20대 남성은 1년쯤 전부터 유튜브를 통해 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며, 실현해 주길 바라는 정책은 "딱히 없지만 이시마루씨는 인품을 믿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현직 고이케 도지사나 기존 정당의 동향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유튜브로 이시마루 후보자를 알게 된 또 다른 20대 여성도 그 덕분에 정치의 재미를 알게 됐다며 "팬이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유세 전략에 대해 이시마루 진영 간부는 "인터넷과 (가두 연설 등) 실제 활동을 융합시켜 폭넓은 연령대에 정치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자평했다.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이시마루 후보자는 선거 후 "우리 팀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에게 힘을 받았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 출마하겠냐는 말에 "당연히 고려하겠다"며 예시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지역구인 "중의원 히로시마 1구"를 콕 집어 말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