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견제' 일본-필리핀 관계 준동맹급 격상…상호 파병 길 열어(상보)

외무·국방장관 2+2 회담 열고 상호접근협정에 서명
일본 자위대와 필리핀군 서로 파견 용이하게 해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무장관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양자 회담을 열고 대화하고 있다. 이날 두 나라는 외무·국방 2+2 회담을 열고 상호 병력 파견을 용이하게 하는 상호접근협정(RAA)에 서명했다. 2024.7.8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본과 필리핀이 8일 중국의 남중국해·동중국해 활동을 견제하기 위해 양자 관계를 준동맹 급으로 격상했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이날 일본의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과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 필리핀의 엔리케 마날로 외무장관과 힐베르토 테오도로 국방장관은 마닐라에서 외무·국방 2+2 회담을 열고 상호접근협정(RAA)에 서명했다.

이번 협정은 일본과 필리핀이 상대국에 각각 자위대와 군 병력을 파견해 합동 훈련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양국 간 군사 장비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본 자위대와 필리핀군이 공동 훈련을 실시할 때 무기·탄약의 취급이나 사건·사고 발생 시 재판권 등 여러 대비책도 들어 있다. 서로 간의 대규모 재해 지원 시에도 적용된다.

서명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번 협정은 양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 발효된다.

NHK는 일본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이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을 염두에 두고 안보 측면에서 협력을 강화하려 한다고 해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일본 자위대가 필리핀에 주둔하면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에서 필리핀의 입장을 지지해 왔으며, 지난달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서 중국 해경이 필리핀 해군을 공격해 필리핀 병사들이 다친 사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일본이 아시아 국가와 이 같은 안보 협정을 체결한 건 필리핀이 처음이라고 NHK는 전했다. 지금까지 일본은 유사한 내용의 협정을 호주, 영국과 체결한 바 있고 프랑스와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미국 및 호주와 방문군협정(VFA)을 체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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