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관계 격상…"최대 패자는 중국"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北이 압도적 이익"
"북한이 중국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행동할 여지가 증가"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김정은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단독회담을 개최한 사실을 보도했다. 신문은 "무려 2시간을 마주하시고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했다"면서 "회담이 끝난 후 김정은 동지는 푸틴 동지에게 우리나라 방문을 기념하여 선물을 전해드리시었다"라고 보도했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9일(현지시간) 북러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로 "중국이 최대 패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푸틴과 김정은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필요로 하는 군수품과 북한이 요구하는 에너지 및 비료 기술을 거래했다"고 언급하며 "러시아가 방위산업의 능력을 되살리고, 평범한 품질의 북한제 탄약의 필요성이 낮아짐에 따라 양국 관계는 축소돼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셀 전 차관보는 "하지만 현시점에선 쌍방이 전략적 이익을 얻고 있다"며 "북한이 압도적으로 이득을 보고 중국이 최대 패자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북-러 상호방위협정은 러시아가 실제로 북한을 방어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러시아가 중국의 지원으로 구축하고 있는 서방 제재를 상대로 한 '대항 축'을 강화하는 것은 틀림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와의 협력이 중국을 상대로 중요한 영향력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 북한에 중요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지난 수십 년간 중국에 크게 의존해 온 만큼 김정은은 줄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러 접근은 김정은에겐 예상 밖의 이익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는 골칫거리가 된다"며 "중국이 스스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지역에 푸틴이 끼어든 짜증과는 별개로, 중국에 있어서 진정한 대가는 북한이 중국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행동할 여지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의 영향력 저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중국의 자제 요구를 무시할 수 있는 사태를 의미하며 시 주석이 안정을 원할 때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탄약 등의 보급으로 러시아는 유럽에 대한 위협을 높여, 북한의 방위 기술 강화나 북한 제재 완화로 한미일에 대한 위협이 한층 더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과 김정은의 책략이 (국제사회에서의)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못할 수도 있지만, 세계 여러 나라에 초래될 도전을 확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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