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보선 압승 입헌민주당에 쏠린 눈…"정권 교체에 탄력"

유신회 ·공산당과 협력 여부에 주목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가 13일 기시다 후미오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 제출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강민경 기자,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 지난 28일 보궐선거가 실시된 3곳에서 모두 승리한 것을 둘러싸고 정권 교체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아사히신문은 입헌민주당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발판 삼아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을 과반수 분열로 몰아넣는 전략을 그리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입헌민주당이 이번 보궐선거를 차기 중의원 선거의 전초전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즈미 겐타 대표가 취임한 2011년 11월 이래 입헌민주당 공천 후보가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건 처음이라고 짚었다.

승리가 확실시되던 시점인 28일 밤 이즈미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구 3곳에서 승리했지만, 전국에 의사 표시를 하고 싶은 사람이 많다"며 조기 총선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이즈미 대표는 시마네현에서 자민당을 이긴 것을 두고 '천왕산'(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아케치 미쓰히데가 교전했던 장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989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을 과반수 분열로 몰아넣은 도이 다카코 당시 사회당 위원장의 명언을 인용해 "산이 움직이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기시다 총리에게 비자금 사건의 실태 해명과 근본적인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등 강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국회에서) 정치 개혁의 답이 나오지 않으면 모두 자민당의 책임이고 불신임할만하다"며 회기 말 내각 불신임안 제출을 암시했다.

하지만 입헌민주당이 차기 선거에서도 유리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 등 다른 여당과의 연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본 입헌민주당이 지난해 6월 기시다 후미오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해 표결에 부치기로 결의했다. ⓒ News1 강민경 기자

특히 우익 성향의 제3당 일본유신회는 입헌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등 협력에 응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인다.

후지타 후미타케 일본유신회 간사장은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에서 입헌민주당에 패배한 이후 "입헌과 실력 차를 인식했다"며 "중의원 선거를 향해 전략을 재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사히는 일본유신회가 야당 제1당을 목표로 한다는 기치를 내릴 기미가 없고, 많은 소선거구에서 입헌민주당과 경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헌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서는 "유신회는 자민당의 지지층을 잡아먹기 때문에 조율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는 후보자의 조율을 중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산당과의 협력 여부도 주목할 요소다. 입헌민주당은 2021년 중의원 선거 당시 공산당과 협력해 '입헌공산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패배했다.

산케이신문은 "정권을 선택하는 선거인 중의원 선거에서 기본 정책에 격차가 있는 공산당과 협력하는 것은 이점만 있지 않다"며 "입헌민주당의 지원 조직은 공산당과의 선거 협력을 부정하기 때문에 2021년 중의원 선거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에서 자민당에 대한 불신이 커질수록 야당의 싸움 방식이 선거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면서 "정치 불신의 증대는 기성 정당의 불만을 높여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 세력에 대한 기대를 부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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