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산 의료기기 시장 조사 착수…中 "근거 없이 기업 억압 말라"

왕원빈 "EU, 가장 개방적 시장이라 과시하지만 보호무역주의로 나아가"
EU, 中 의료기기 공공 조달 시 유럽 업체들 공정 참여 보장 여부 조사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중국이 자국산 의료 기기 공공 조달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 유럽연합(EU)에 대해 "중국 기업을 근거 없이 억압하고 제한하기 위한 어떤 핑계도 대지 말라"고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EU는 항상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시장이라고 과시하지만 외부 세계에서 보면 점차 보호무역주의로 나아갈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럽 측이 시장 개방과 공정 경쟁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을 존중하고 중국 기업을 근거 없이 억압하고 제한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U는 이날 중국이 의료기기를 공공 조달 시 유럽 업체들의 공정 참여를 보장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

유럽 기업과 정부는 중국의 시장 접근에 대해 오랫동안 불만을 제기해 왔지만 실제 EU국제조달기구의 조사로 이어진 것은 처음이며, EU 집행위원회가 네덜란드와 폴란드에 위치한 중국 보안 장비 회사를 급습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온 조처다.

조사는 9개월 안으로 완료될 예정이지만 최대 5개월 더 연장될 수 있다.

EU 당국은 중국이 자국 공급업체를 선호해 다른 기업들의 수입을 제한하고 "비정상적으로 낮은 입찰을 야기하는" 조건을 부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사 결과 불공정 행위가 발견된다면 EU는 중국이 27개 회원국 내 공공 조달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

중국 중심의 싱크탱크 MERICS가 2023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의료 기기 시장은 2022년 약 1350억 유로(약 198조 원) 규모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한편 EU는 유럽을 대상으로 풍력 터빈 및 태양광 발전 부품을 공급하는 중국 업체가 받는 보조금을 검토하고 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