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 재무 방중 일정 시작…中 공급 과잉 문제 등 거론할 듯
옐런, 리창 총리·허리펑 부총리 등 주요 관료 만날 듯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4일부터 5일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5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전일 오후 중국 남부 광둥성 광저우에 도착했다. 옐런 장관은 올해 중국을 방문하는 첫 번째 바이든 행정부 관료로 지난해 7월 중국을 방문한 이후 약 9개월만 또다시 방중한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옐런 장관이 광저우와 베이징을 방문해 왕웨이중 광둥성 성장, 인융 베이징 시장을 비롯해 경제학자, 미국 기업 대표단 등을 각각 만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외에도 리창 국무원 총리, 허리펑 부총리, 란포안 재정부장, 판궁성 인민은행장, 류허 전 부총리 등과도 회담한다.
옐런 장관은 이번 방중 기간 불공정 무역 관행 개선을 압박하면서 중국의 공급 과잉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불법 금융 대응, 금융 안정성 강화, 기후 변화 대응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옐런 장관의 방중은 지난 2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 통화가 성사된 직후 이뤄지게 됐다. 이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중 관계의 또 다른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둥진웨 BBVA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SCMP에 "현재 미중 관계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역 분쟁, 관세 문제, 기술과 관련한 미국의 통제"라며 "대만, 남중국해 등의 문제는 경제 이슈와 마찬가지로 '도전적'이지만 무역과 투자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현상 유지를 하는 데 더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중국의 공급 과잉과 관련한 논의에 있어서는 이견을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상호 호혜적 협력을 수행하고 중국 발전의 이익을 공유할 의향이 있다면 중국의 문은 항상 열려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의 발전을 억압하고 중국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훼손하겠다고 한다면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기관 나틱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는 "중국의 세 가지 부문(전기차, 리튬배터리, 태양광)이 성장동력이 된 것이 분명하고 중국은 이에 이를 대체할 해법이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과잉 공급을 중단하라는 옐런 장관의 요청은 벽에 부딪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CCTV도 옐런의 방중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도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 관련 미국의 조항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산 전기차를 공급망에서 밀어내겠다는 생각"이라며 "중국과의 협력 중단이 과연 미국인의 이익에 부합하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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