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살아내고 있습니다"…日 각지서 3·11 대지진 추도식
지진 발생 시각에 맞춰 일제히 묵념
기시다 총리 "국가가 전면에 서서 원전 폐로, 생활 환경 정비할 것"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 후 13년이 지났다. 후쿠시마현(県) 등은 11일, '추도·부흥 기념식'을 열고 지진이 발생한 오후 2시 46분에 맞춰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묵념했다. 일본 전국 각지에서도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졌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 우치보리 마사오 후쿠시마현 지사 등 정부 관계자들도 "묵념" 소리에 맞춰 일제히 눈을 감고 1분간 머리를 숙였다.
NHK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추도식에 참석한 기시다 총리는 추도 발언에서 "재난 피해를 본 모든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거대 지진과 대형 쓰나미,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많은 현민으로부터 일상을 빼앗았다. 가장 사랑하는 가족과 친족, 친구를 잃은 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지금도 해석함을 감출 수 없다"고 애도했다.
이어 "원자력 재해로부터 재건까지는 중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짚고 "계속해서 국가가 전면에 서서 안전하고 착실한 폐로와 함께, 귀환을 위한 생활 환경 정비, 산업·생활 재생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귀환 곤란 구역에서 일부 피난 지시가 해제된 점을 언급하며 재건을 위한 노력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는 올해 1월 1일 노토반도 강진 발생 시에도 후쿠시마에서 많은 지원이 전달된 점을 언급하며 "경험을 바탕으로 한 따뜻하고 든든한 지원을 받았다. 큰 희생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잊혀지는 일이 없도록 자연재해에 강력한 국가를 만들어 갈 것을 다시 한번 굳게 맹세한다"고 덧붙였다.
우치보리 마사오 현 지사는 추도식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토양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제염 작업'은 "국가의 책무"라며 "책무를 다해주길 바란다" 힘주어 말했다. 현재 제염토는 중간 저장 시설에서 보관되고 있으며 2045년까지 현 밖으로 최종 처분하도록 법률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최종 처분 장소는 후보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이날 일본은 전국적으로 추모 분위기에 젖었다. 그 중에서도 피해 지역의 위령비와 해변 주위에서는 희생자를 기리며 헌화와 기도를 바치는 이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미야기현 게센누마시(市)의 위령비를 방문한 한 남성(40)은 부모 등 가족 4명을 지진으로 잃었다. 그는 마이니치신문에 "13년이 지나니 가족에 대한 것조차 잊어버릴 때가 있어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기도를 올리며) 올해도 왔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추도객 오노데라 겐지 씨(56)는 조용히 눈을 감고 손을 모았다. 어머니와 형을 잃은 그는 "13년은 눈 깜짝할 새였지만 어떻게든 살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히가시마쓰시마시(市)에서 희생된 아이들을 공양하는 이시카와 고슈 지장보살은 "뜻을 다하지 못하고 떠난 아이들을 계속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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