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청산으로 中부동산 위기 끝?…"고통 계속, 갈 길 멀었다"
지난해 부동산 투자 9.6% 급감…올해도 8% 감소할 듯
"정부가 미완공 주택 책임 완공 보여줘야…저리 대출도 제공"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중국 부동산 위기의 상징이었던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청산이 결정됐지만 중국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2021년 헝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부터 시작된 중국 부동산 위기가 가져온 고통이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예상돼 이 부문을 안정시키기 위한 과감한 정부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는 올해 3년 연속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부동산 부문의 고통이 올해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맥쿼리의 래리 후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 성과를 예측하는 것은 주택 시장이 언제 바닥을 칠지 예측하는 것과 거의 같다"고 말했다.
3000억 달러(약 400조원) 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는 헝다는 2년여 전에 부채 상환을 중단했으며 그 이후로 채권자들과 채무 조정 협상을 벌여왔다. 그후 중국에선 50개 이상의 개발사가 부채 상환에 실패했다. 29일 홍콩 법원은 헝다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렸다.
최근 몇년간 호황이었던 중국 부동산 시장은 수년 동안 중국 경제의 핵심 엔진이었으며, 주택 건설 및 관련 활동이 연간 생산량의 최대 25%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제는 부동산이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부동산 침체 등으로 2023년 중국 경제는 5.2%밖에 성장하지 못했는데,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투자는 9.6% 급감, 이 때문에 전체 민간 부문 투자가 마이너스 수치가 되어버렸다.
경제학자들은 부동산 침체(가격 하락 및 판매량 감소)가 가계의 자산을 감소시키고 소비자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할 뿐 아니라 세입 부족을 만들어 지방 정부 재정을 망가뜨린다고 본다. 이로 인해 중국의 경제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도구인 인프라 지출의 자금을 지방 정부가 조달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후이샨은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약 20% 하락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동산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 12월 중국 중앙은행은 저렴한 주택 건설 및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중국 은행들에 490억 달러 규모 신규 대출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올해 말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정책의 효과에 의구심을 표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좀더 구체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예를 들어 선분양했지만 공사를 마치지 못한 주택들을 정부가 책임지고 완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구매자들이 시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본다.
노무라증권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팅루는 29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단기적으로 가장 좋은 정책은 중앙정부가 인민은행 자금으로 특별기금을 마련해 주택을 공급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완공 주택 시행사는 다른 사정이 좋은 시행사에 그 프로젝트를 매각하고, 정부는 새 시행사에 공사를 마칠 수 있는 저리의 대출을 제공하라는 주장도 있다.
바클레이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1월 연구 보고서에서 2024년 중국 부동산 투자가 8%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 판매 부진이 시행사 채무 불이행으로 이어지고 다시 주택 판매가 부진해지는 악순환이 심화된다는 의미라며 전문가들은 더 강한 조치를 빨리 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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