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견딘 외국인도 중국서 짐싼다"…적대감 등 확대가 원인
중국과 서방 긴장 고조 속 중국 내 경계심 확대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이 외국인에 개방의 문을 확대하며 투자 유치에 매진하고 있으나, 정작 코로나를 견뎌낸 외국인들은 중국을 떠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외국인의 탈중국 러시는 중국과 서방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이는 중국 내 반간첩법 등을 이유로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 심지어는 적대감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당시의 봉쇄조치가 반복될까봐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SCMP는 전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던 우한의 한 국제학교에서 근무하는 영국인 체육교사 소피 레딩은 SCMP에 "한 때 고향으로 여겼던 도시가 덜 환영받는 곳이 됐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갑자기 낯선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말하거나, 엘리베이터에서 저를 마주하면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기도 했다"며 "차량호출앱(디디) 기사가 도착한 후 제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승차를 거부하기도 헀다"고 말헀다.
그는 "오랜시간 중국에 머물렀지만 이방인 취급을 받는 대화 등은 사람을 지치게 했다"며 "중국 생활의 모든 좋은 점들이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1월까지 10년간 상하이 거주 외국인 수는 20% 이상 감소한 16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베이징 거주 외국인 수는 40% 감소한 6만3000명으로 줄었다. 최근 데이터를 반영한다면 더 많은 외국인이 중국을 떠났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SCMP는 설명했다.
SCMP는 중국을 떠난 외국인들을 인용해 "최근 이 같은 이야기는 여러 일화에 불과하지만, 이는 중국이 개인과 기업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해외에서도 중국인이 외국인에 비우호적인 사례들이 관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중국을 떠난 영국인 번역가인 제임스 캠피온은 "중국인들의 태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일부 현지인들은 지정학적 긴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것을 반영하듯 주저하는 듯 하다"고 말헀다.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암참)의 전 회장이자 미국 법률사무소 퍼킨스 코이 LLP의 파트너 제임스 짐머만은 SCMP에 "중국 경제 부진, 준법 위험, 지정학적 긴장이 기업들을 내몰고 있다"며 "그러면서 "중국이 잠재적으로 크고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외국 기업은 지정학적 문에로 인해 중국에 남을지, 확장할 것인지를 재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jju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