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광폭행보' 中 류젠차오…차기 외교부장 임명 임박했나
美 백악관 NSC 부보좌관·외교협회 등 만나…블링컨과도 회담 예정
'전랑외교' 상징 친강 후임 거론…"전랑외교 돌아가지 않을 것"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차기 중국 외교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류젠차오의 차기 외교장관 임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중국 대외연락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류젠차오 부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중 1.5트랙(반관반민) 세미나에 참석했고, 같은 날에는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레머 회장과 회담했다.
류젠차오 부장은 9일에는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연설을 하고 "중국은 발전과 안보, 자주적 혁신 및 대외 개방의 관계를 올바르게 처리하고 개혁을 심화할 것"이라며 "중국은 현행 국제질서의 창시아지아 수호자고 국제질서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류 부장은 마이클 프로먼 미국외교협회 회장과의 대담에서는 대만 문제에 대해 거론하며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미국이 이 약속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류 부장은 10일에는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회담헀다. 대외연락부는 "양측은 양국 정상이 샌프란시스코에서 합의한 중요한 합의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소통과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또한 양자 및 국제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류 부장은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류 부장은 미국에 머무는 기간 미국 정계와 금융계 인사와 좌담회를 개최했을 뿐 아니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월스트리트저널 등을 소유하고 있는 뉴스코퍼레이션의 로버트 톰슨 최고경영자와도 각각 만났다.
외교가에서는 당대 당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대외연락부 부장이 당 간 교류를 넘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실제 중화권 언론 등은 류젠차오 부장이 친강 전 외교부장 낙마 후 임시적으로 외교부장 직을 재임한 왕이 부장에 이어 차기 외교부장에 지명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중국 외교가에 장관급 고위 관료는 류젠차오 이외에도 치위 중국 외교부 당서기, 마자오쉬 부부장이 있다. 이 중 치위 당서기는 시진핑 주석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지만 외교부 내부 인사 등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할 뿐 외교적 경험은 없다는 평가다.
마자오쉬 부부장의 경우 올해 장관급 부부장으로 임명됐으나 최근 류 부장의 미국 내 행보 등을 감안했을 때 류 부장의 외교부장 발탁 가능성이 더 크다.
1980년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한 류젠차오는 지난 1987년 외교부에 입부해 통역실, 신문사(대변인실) 등을 거치며 외교부 대변인도 역임했다. 이후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사를 역임했고 2013년엔 외교부 부장조리, 2015년에는 중국 기율위원회 국제협력국장과 국가부패예방국 부국장, 2017년에는 저장성 상무위원회 성기율위 서기를, 2018년에는 중앙 외사판공실 부주임을 역임했다.
만약 류젠차오 부장이 외교 수장에 오른다면, 중국은 대미 '전랑외교'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수교 45주년과 미국 대선 등을 계기로 적극적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류 부장은 CFR 회장과의 대담에 참석해 미중 관계가 전랑외교로 돌아갈 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가 '전랑외교'를 해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떤 그 누구도 이 외교방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한편 류 부장은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미국의소리(VOA) 등이 전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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