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 이후 최대' 日 규모 7.6 강진…5명 사망(종합3보)

열차·항공편 마비…지진 피해 신고 잇따라
기시다, 2일 오전 대책 회의…바이든 "일본 국민과 함께할 것"

일본 혼슈(本州)의 동해 연안에 있는 이시카와현에서 1일 오후 4시10분쯤 규모 7.6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와지마시 주민들이 밖으로 대피해 있다. 지진으로 건물 밖 도로가 갈라져 있다. 2024.01.01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정윤영 이유진 기자 = 일본에서 새해 첫날인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시카와현 등 북부 해안 지역엔 한때 최대 5m에 달하는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으며,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10분쯤 일본 혼슈(本州) 이시카와현 노토 지역에서 규모 7.6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북위 37.50도, 동경 137.20도다.

이에 이시카와현과 니가타현, 도야마현 등 해안 지역에 대규모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이시카와현엔 높이 5m에 달하는 쓰나미가 관측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쓰나미 경보 단계별로 보라색(대형 쓰나미 경보), 붉은색(쓰나미 경보), 노란색(쓰나미 주의보)으로 구분해 지도에 표시해 발표한다.

일본 기상청은 현재 경보 수준을 '쓰나미 주의보'로 조정한 상태다.

이시카와현에서는 최대 진도 7의 흔들림이 감지되기도 했다. 진도 7은 일본 기상청 지진 강도 10단계 분류 중 가장 강한 것이다.

일본 기상청은 2018년 9월 홋카이도 지진 이후 일본에서 진도 7의 흔들림이 감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규모 9.0) 이후 이같은 대규모 쓰나미 경보가 내려진 것 역시 처음이라고 전했다.

1일 일본 이시카와현 가가시에서 지진으로 붕괴된 상업시설의 모습.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10분쯤 일본 혼슈(本州) 이시카와현 노토 지역에서 규모 7.6 지진이 발생했다. 2024.01.01/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5명 사망·부상자 다수…열차·항공편 멈춰서

지진 발생 후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자 수는 5명으로 알려졌다.

이시카와현 당국은 나나오시, 와지마시와 하쿠이시에서 4명이 숨졌다고 밝혔는데, 이후 시가초에서 90대 남성이 숨지면서 사망자는 5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대부분은 시내에서 무너진 건물의 잔해 속 발견된 것으로 전해진다.

2일 오전 1시까지 이시카와현, 니가타현, 후쿠이현, 도야마현, 기후현 등 5개의 현에서 복수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주택과 건물에 대한 파손·화재 신고도 접수됐다.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중심부에서는 여전히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NHK 방송도 "진원지인 노토의 요양원에서는 지진의 영향으로 환자 2명이 부상했고, 와지마 병원에서는 머리를 다쳤다는 보고가 복수로 이뤄졌다"면서 "주택이 파손되거나 도로에 균열 피해도 잇따라 접수됐다"고 전했다.

진도 6의 흔들림이 관측된 아나미즈초에서는 최소 9개동의 주택이 붕괴했고, 남성 1명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와지마 소방 당국 역시 의식불명 보고가 접수됐고, 주택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50건 이상 접수됐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직후 이시카와현 도야마시와 가나자와시에서 정차했던 고속열차 4대는 아직 운행을 재개하지 못했는데, 승객 1400여명의 발이 여전히 묶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NHK는 "호쿠리쿠 신칸센과 특급열차, 항공편 등이 2일에도 운행을 중단하거나 결항하는 등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고했다.

일본 원자력 당국은 이시카와현 시카 원전 등을 포함해 원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이시카와현에서는 약 3만2500가구가 정전을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지진 발생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10분쯤 일본 혼슈(本州) 이시카와현 노토 지역에서 규모 7.6 지진이 발생했다.2024.01.01/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기시다 "모든 수단 동원해 대응…바이든도 지원 약속

기시다 총리는 지진 발생을 보고받은 후 저녁부터 6시간 동안 총리 관저에서 피해 상황에 대응했다.

일본 방위성은 자위대 약 1000명을 피해 지역에 파견할 방침인데, 이들은 와지마시 등지에서 인명 구조 활동을 도울 예정이다. 이밖에도 방위성은 자위대 8500명을 파견 대기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기시다 총리는 1일 밤 11시30분쯤 기자회견을 가지고 피해 지역의 당국자들과 전화로 현지의 피해 상황과 지원 물자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진이 일몰 직전 발생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침까지 밤을 새워 현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자위대의 재난 파견 등은 도로 단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건물 붕괴 등으로 인한 피해자는 한시라도 빨리 구출해야 하므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대한 신속하게 현지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추운 시기인 만큼 물, 식량, 담요 외에 등유, 휘발유, 경유 등 필요 물품을 공수나 해로를 통해 긴급히 보내라고 지시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의 '특정재해대책본부'를 본인이 본부장을 맡는 '비상재해대책본부'로 격상해 2일 오전 9시 이후 관련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성명을 통해 지원을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행정부는 일본 당국자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미국은 일본 국민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일본은 가까운 동맹국으로서 양 국민을 하나로 묶는 깊은 우정의 유대를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어려운 시기에 일본 국민과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왕실은 지진 피해 상황을 고려해 2일 예정됐던 신년 '잇판산가'(一般参賀·일반참하)를 취소했다. 일반참하란 새해가 밝으면 일본 왕실이 유리창 너머로 왕궁을 찾은 대중에게 손을 흔들고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는 행사다.

일본 궁내청에 따르면 자연재해 발생으로 일본 왕실의 일반참하가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혼슈(本州)의 동해 연안에 있는 이시카와현에서 1일 오후 4시10분쯤 규모 7.6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가나자와시에 있는 오노히요시 신사의 관문인 도리이가 일부 파괴돼 있다. 2024.01.01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