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키나와, 北미사일 발사 경보에 이어진 긴장…"진절머리 나"(상보)
대피령 해제돼도 지역 어민 "이번 한 발로 끝나지 않을 것"
지자체장, "PAC3 배치 전에 발사…정부 대응 확인할 것"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를 발사한 31일, 일본 현지에서는 대피령이 해제된 이후에도 긴장이 풀리지 않고 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쯤 J얼러트(전국 순시경보 시스템)로 대피 요청이 발령된 오키나와현(県)에서는 주민들이 아직도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경보는 오전 7시4분쯤 해제됐다.
한 어민은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피령이 해제된 후에도 그는 "이번 발사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시가키(石垣)시(市) 야에야마 어업협동조합은 북한의 예고를 받고 스마트폰을 소지한 어업 관계자에게 미리 라인(메신저 앱)으로 주의를 주는 등 사전 조치에 나섰다.
이시가키섬의 60대 어민은 산케이에 "태풍 영향으로 바다에 나가지 못하는 날이 이어지고 있는데 연달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다니.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고 탄식했다.
그는 "피해가 없어 한숨 놓았지만 이번 한 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근방에서는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위대는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이시가키·요나구니 3도(島)에 지대공유도탄 패트리엇(PAC3)을 배치하고 요격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이시가키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
지역 어민은 "태풍이 오기 전에 만전의 태세를 취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시가키시 동사무소에서 열린 대책본부 회의서 나카야마 시장은 "PAC3가 예정된 장소에 배치되기 전에 발사가 이뤄졌으므로 앞으로 같은 사례가 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시 나하(那覇) 시내의 한 공원에 있었다는 80대 남성은 NHK에 "6시 반부터 라디오 체조를 하려고 모여 있었는데 라디오에서 미사일을 쐈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너무 제멋대로다"고 푸념했다.
우라소에(浦添)시(市)의 한 70대 여성은 "라디오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들었을 때는 놀랐다"며 "과거 사례도 있고 최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일도 있어 정말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요나구니(与那国) 마을 소재 회사에 다니는 50대 직장인은 "J얼러트가 떴을 때는 긴장했지만 항상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요나구니섬에는 날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안심했다"고 했다.
주민 대피령이 해제된 후 요나구니 마을에서는 초·중학생이 등교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나하 공항에서는 오전 7시30분쯤 출발 예정이었던 일본항공 등 최소 3편의 비행기의 이륙이 지연됐다.
오키나와현 제11관구 해상보안 본부 및 현경에 따르면 현재까지 선박 및 기타 피해 사항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3단계에 걸쳐 확인하게 돼 있다. 북한의 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비난받고 있으며 정부의 대응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대응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다.
닛테레 뉴스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발사체가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으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일본 정부에 이날 0시부터 6월11일 0시까지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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