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박람회서 EU 수장 연설 취소…우크라戰 언급 의식한 듯

지난 10월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 정상회담에서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이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지난 10월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 정상회담에서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이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중국이 상하이에서 열린 주요 무역 박람회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화상연설을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셸 의장이 사전에 녹화한 연설 영상이 지난 4일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미셸 의장 대변인은 "중국 당국의 요청에 따라 우리는 사전에 녹화한 영상 메시지를 제공했지만 결국 방영되지 않았다"며 "정상적인 외교채널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박람회의 공동 주최자인 중국 상무부와 상하이 시 당국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박람회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등이 축사를 했다.

중국 당국이 미셸 의장의 축사를 방영하지 않은 이유는 내용 때문으로 보인다.

로이터가 입수한 미셸 의장의 연설문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인 침공을 비판하는 내용과 함께 러시아와 유럽에 대한 EU의 무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연설에는 또한 "중국은 러시아와 무제한 협력을 통해 러시아의 잔혹한 전쟁을 멈추기 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중국이 전쟁을 끝내는 것을 도울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편 시 주석과 미셸 의장은 오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양일 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