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가자 북부에 남은 마지막 병원 운영 중단"
주요 병원 부서, 공습으로 심하게 불타고 파괴돼
이스라엘군 "의료진과 환자 대피 촉구"했다지만 대피 시간 고작 15분 줘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가자지구 북부에 남은 마지막 주요 의료 시설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으로 27일(현지시간) 운영 중단됐다고 밝혔다.
WHO는 "초기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주요 부서가 공습 중에 심하게 불타고 파괴됐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제거하겠다는 명분으로 카말 아드완 병원 근처를 공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지난 10월 이후 해당 병원이 "테러 조직의 핵심 거점이 됐고 계속 테러 요원들의 은신처로 계속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작전을 시작하기 전 군이 "민간인, 환자 및 의료진의 안전한 대피를 촉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병원의 간호부장인 이드 사바흐는 BBC에 이스라엘군 측이 준 대피 시간은 고작 "15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환자 중에는 혼수상태에 빠져 인공호흡기 등 중요 장비를 달고 있는 이들이 포함돼 있었다.
공격 당시 카말 아드완 병원에는 의료진 180여 명과 환자 75명이 있었으며, 아직도 의료진 60여 명과 중증 환자 25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병원은 최소한의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호삼 아부부 사피예 병원장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직원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는 우리 병원이 내부 사람들을 죽이고 강제로 이주시키려는 의도로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WHO는 중증 환자들이 인도네시아 병원으로 대피해야 했다며 "그들의 안전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원 공습이 지난 10월 초, WHO와 파트너 접근 제한이 확대된 후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며 "가자지구의 의료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해체되는 것은 의료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하마스는 카말 아드완 병원에 무장 세력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적의 거짓말은 몰살과 강제 이주 계획의 일환으로, 모든 병원 부서를 대피시키고 불태우는 등 오늘날 점령군이 저지른 가혹한 범죄를 정당화하는 것"이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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