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은 나를 침묵시킬 수 없다" 이란 노벨 평화상 수상자 모하마디 일갈
종양 제거·뼈 이식 수술로 3주간 형 집행 정지…노벨위원회와 화상 통화
"이슬람 공화국, 반대 목소리 침묵시킬 기회 모색…내 일 계속할 자유 있다"
- 권진영 기자,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정지윤 기자 = 노벨위원회가 이란 정부의 여성 히잡 착용 의무화 및 사형제도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수감됐다가 지난해 옥중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나르게스 모하마디(52)와의 화상 통화 영상을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영상 속 모하마디는 "저는 감옥 밖에서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감옥이 나를 침묵시키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라고 당차게 말했다.
이어 "여성의 권리와 인권, 자유에 대한 헌신은 어떤 감옥 벽으로도 가둘 수 없다"며 "인권과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란의 '조용한 정치범 살해'를 비난하며 "이슬람 공화국은 반대 목소리를 침묵시킬 기회를 찾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모하마디는 "나는 내 일을 계속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하마디는 이란 국민들은 이미 일어났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그들이 나를 침묵시킨다고 해도 이슬람 공화국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23년, 이란 정권의 억압에 맞서 보편적 인권과 자유 증진을 위해 투쟁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그는 2001년 이후 13차례나 체포돼 투옥과 석방을 반복했다. 2021년에는 불온 선전물 유포한 혐의로 12년 징역형이 선고됐다.
수감 시설 중에서도 악명 높은 에빈 교도소에서 옥고를 치르고 있는 어머니를 위해 노벨상은 쌍둥이 남매가 대리 수상했다.
모하마디는 이달 4일,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3주간 형 집행이 정지됐는데, 변호인은 "모하마디가 3주 전 종양 제거와 뼈 이식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3주마다 한 번씩 검진이 필요한 상태다.
오랜 수감 생활에 모하마디의 건강까지 위태로워지자, 지지자와 유엔, 노벨위원회 등은 한목소리로 모하마디의 영구적이고 무조건적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란은 이날 가수 파라스투 아마디가 히잡을 쓰지 않고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다며 아마디와 제작팀을 기소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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