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안 쓰고 콘서트한 이란 여가수 기소…"법적·문화적 기준 준수 안 해"

히잡 미착용·공공장소서 여성 혼자 노래한 혐의
"내 목소리 듣고 자유롭고 아름다운 나라 꿈꾸길"

이란의 여성 가수 파라스투 아마디가 11일(현지시간) 밤 공연하고 있다. <출처=파라스투 아마디 유튜브 캡처>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이란의 한 여성 가수가 히잡을 쓰지 않고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통신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12일(현지시간) 이란의 가수 파라스투 아마디와 그 제작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잔통신은 이날 텔레그램에 '가수와 불법 콘서트 에이전트에 대한 적절한 처우 및 법적 소송 제기'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여성이 이끄는 그룹이 샤리아(이슬람 율법)와 법적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음악을 연주하는 '캐러밴세라이의 콘서트'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급된 영상은 어떠한 법적 허가도 받지 않고 국가의 법적, 문화적 준수되지 않은 채 공개됐다"며 "사법 시스템이 개입해 가수와 에이전트에게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고 설명했다.

아마디는 11일 밤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공공장소에서 노래를 부른 혐의를 받는다. 이란에서는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공개적으로 혼자 노래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아마디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어깨가 드러나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현장에는 관객이 없었지만 그는 마치 객석에 청중이 있는 것처럼 인사를 건넸다. 이후 4인조 밴드의 반주에 맞춰 노래했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 업로드됐고 약 하루 만에 조회수 65만회가량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촉발된 히잡 반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해 아마디는 히잡 없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올리며 인기를 얻었다. 그는 이번 영상 첫 부분에서 자막으로 "나는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노래를 멈추지 않고 침묵하지 않는 여성 파라스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 상상의 콘서트에서 내 목소리를 듣고 자유롭고 아름다운 나라를 꿈꾸길"이라고 소망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