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선 네타냐후 "부패도 사기도 한 적 없다…마녀사냥 마라"
현직 이스라엘 총리 최초 형사 기소…부패·사기·배임 혐의 재판 재개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직 총리로는 최초로 형사 재판정에 다시 선 베냐민 네타냐후가 자신이 부패도 사기도 저지른 적이 없으며 마녀사냥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뇌물수수와 사기, 공공 신뢰 위반(배임) 등 비리 혐의 3건에 대해 재판받기 위해 텔아비브 법원에 출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마지막으로 법정에 출두한 것은 2023년 6월로, 같은 해 10월 가자전쟁이 시작되기 전이다.
그는 자신이 "부패도 사기도 한 것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자신에게 이런 혐의를 씌우는 것이 '우스꽝스럽다'(ridiculous)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대중의 대부분은 우익이지만 언론이 98%는 반대편"이라면서 언론을 탓했다.
재판에서는 네타냐후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한 전직 측근을 포함하여 다양한 증인이 앞서서 증언했다. 판사가 이런 혐의들이 얼마나 본인을 괴롭혔냐고 묻자, 네타냐후 총리는 "과장해서 말하자면 바다의 물 한 방울"이라면서 "나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바쁘다"고 말했다. 즉 부패나 사기 혐의가 있다는 비난에 전혀 괴로워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출두 전날인 9일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도리어 본인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수년을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을 기다린 지 8년, 진실을 밝히고 싶었던 8년, 나에 대해 터무니없고 근거 없는 비난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8년을 기다렸다"며 재판을 "무자비한 마녀사냥"이라고 규정했다.
법정 밖에서 총리 지지자들은 "네타냐후, 국민은 당신을 지지한다"를 외쳤고, 시위대는 "비비(네타냐후 애칭)를 감옥으로"를 외쳤다. 언론은 이날을 '역사적인 날'이라며 그의 재판을 대서특필했다.
네타냐후에 대한 재판은 당초 2020년 5월에 시작됐다. 그 후 가자지구와 레바논 전쟁을 이유로 소송 절차를 연기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해 재판이 미뤄졌다. 일부 비판자들은 그가 재판을 늦추기 위해 14개월 동안 가자와 레바논에서의 전쟁을 의도적으로 끌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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