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사찰 협력해야" IAEA 결의에 반발…이란 "신형 원심분리기 가동할 것"

이란 "정치적 목적으로 미국 등 압력에 의해 결의안 채택"
IAEA "미신고 장소 우라늄 입자 설명하라…포괄적 핵활동도 보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서 이란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3.03.06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무기 관련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낸 것에 반발한 이란이 새롭고 더 발전된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AFP 통신, 이란 관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이란 외무부는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에 관해 합의되지 않은 결의안이 유럽 3개국(영국·프랑스·독일) 및 미국의 압력과 주장에 따라 회원국의 약 절반의 지지를 받지 못했는데도 채택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외무부는 "이란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IAEA를 악용한다면 상호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며 "이란 원자력위원회(AEOI) 위원장이 주목할 만한 숫자의 다양한 첨단 원심분리기 가동을 포함한 효과적 조처를 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외무부는 "IAEA와 합의한 대로 과거처럼 기술 및 안전조치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국제법 원칙과 기준에 따라 관련 당사국들과 건설적인 관계를 맺을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IAEA는 21일 이란이 핵시설 사찰에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IAEA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IAEA의 35개 이사국 중 찬성 19표, 기권 12표, 반대 3표로 통과했다. 반대한 국가는 중국, 러시아, 부르키나파소였으며 베네수엘라는 투표에 불참했다.

결의안은 이란이 "법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긴급하다"고 명시했다.

또한 결의안은 이란의 미신고 장소 2곳에서 발견된 우라늄 입자의 존재에 대해 "기술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설명"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서방 국가들은 늦어도 내년 봄까지 이란의 핵 활동에 대한 포괄적인 보고서를 IAEA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결의안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이란 테헤란을 방문하고 돌아온 직후에 채택됐다. 이번 방문에서 이란은 농도 60%까지 농축된 무기급 우라늄에 가까운 우라늄 비축량을 제한하라는 IAEA 요구에 동의했다.

IAEA는 농도 60% 우라늄이 42㎏만 있으면 원자폭탄 1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IAEA가 회원국과 공유한 비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26일 기준으로 농도 60% 우라늄 비축량은 182.3㎏으로, 지난 8월 보고서에 나온 양(164.7㎏)보다 늘어났다.

한편 이란은 지난 2015년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 함께 농도 3.67%의 우라늄 202.8㎏만 보유하도록 규정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일부 해제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18년 JCPOA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이에 우라늄 농도를 60%까지 높이고 비축량도 늘렸으며, IAEA 모니터링과 사찰단 방문을 거부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JCPOA를 복원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란의 러시아 지원, 이란 내부의 반정부 시위 탄압과 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지난해 발발한 가자전쟁,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등 여러 악조건이 겹쳐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에 너무 유화적이라며 이란에 대한 강경한 정책을 예고한 상태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