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이미지 TV에 못쓴다고?…탈레반, 황당한 새 법률 시행

1996~2001년에도 실시…이슬람 예술도 사람·동물 등 배척

아프가니스탄의 한 음식점 메뉴판에 검열의 결과로 생선의 머리와 꼬리 등이 색으로 칠해진 것을 볼 수 있다. 2024.08.26.ⓒ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도덕부가 14일(현지시간) 모든 생명체의 이미지를 뉴스 미디어에 게재하는 것 등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률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 법률은 모든 생명체의 이미지 게시 금지, 이슬람을 조롱하거나 모욕하지 말 것, 이슬람법에 위배되지 말 것을 명령하는 것을 포함하여 뉴스 미디어에 대한 여러 규칙을 자세히 담고 있다.

탈레반의 '미덕 전파 및 악덕 예방' 당국은 이날 이런 법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에 적용될 것이며 점진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생명체 이미지가 이슬람법에 위배된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 법이 강압이 아니라 조언이라고 덧붙였다. 이 새로운 법률에는 언론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하는 "휴대전화 및 기타 기기에서 생명체의 이미지를 찍거나 보지 말라"는 조언도 담겨 있다.

이 법률이 발표되기 전에는 칸다하르의 탈레반 관리들에 대해서 살아있는 것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만 이 규칙이 적용됐고, 더군다나 뉴스 미디어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이는 아프가니스탄 전역의 미디어에 적용되게 됐다.

탈레반은 1996~2001년에도 전국적으로 TV에서 살아있는 것의 사진이나 영상을 금지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다시 집권한 후에 이 조치를 되살리지는 않았다. 다만 2021년 이후 사업주들에게 광고에서 남녀의 얼굴을 지우고, 매장 마네킹의 머리를 비닐봉지로 덮고, 레스토랑 메뉴에 있는 생선의 눈을 지우는 등 일부 공무원들이 검열을 강요한 적은 있었다.

이슬람 예술에서는 일반적으로 사람과 동물의 이미지를 피하며, 더 나아가 일부 무슬림은 살아있는 모든 것의 이미지에 대한 혐오감을 갖기도 한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