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9.11급 대규모 테러 계획했다" 비밀 회의록 나와

WP, 59페이지 분량 계획서·편지 입수
하마스, 이란에 자금·훈련 등 지원 요청…"2년 안에 이스라엘 파괴"

지난해 11월 2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외곽의 로드에서 박살 난 주택서 보안군이 점검을 하고 있다. 2023.1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과거 미국 9.11 테러와 같은 대규모 공격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59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하마스의 아랍어 편지와 계획서를 입수해 내용을 전했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계획 수립 전략'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문서는 지난해 10월 27일 이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 침공 중 하마스의 지휘 센터에서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문서의 일부다.

해당 기록에는 하마스가 기차나 보트, 말이 끄는 짐수레를 이용해 공격을 계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 북부와 남부, 동부에서 공격하기 위해 연합 무장 단체를 끌어들이는 방안도 검토됐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고층 건물을 파괴하는 계획도 포착됐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서 두 번째로 높은 70층 규모 건물 '모셰 아비브 타워'와 다른 3개의 고층 건물, 대형 쇼핑몰, 기차역, 영화관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

하마스는 이 근처에 이스라엘군 본무 건물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고층 빌딩이 무너지면 군사 시설도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다만 고층 건물을 무너뜨리기 위한 하마스의 파괴력이 부족해 해당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타워를 파괴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가능한 대안으로 철도에 폭발물을 싣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계획을 위한 하마스 대원들의 이동 경로, 공격 순서를 묘사한 지도나 사진 등 수십 개가 발견됐다.

2021년 야히아 신와르 등 하마스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포함한 이란 고위 관리들에게 보낸 편지도 있었다. 하마스는 1만 2000명의 하마스 전투원들을 위해 수억 달러의 현금과 훈련을 요청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면 2년 안에 이스라엘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하마스는 "이 신성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단 1분이나 1페니도 낭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고 적었다.

지난해 10월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디진고프 광장에서 주민들이 촛불을 켜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기습 공격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2023.10.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스라엘은 이러한 요청이 하마스가 이란을 이스라엘과 직접적인 대결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내다봤다.

WP는 해당 문서의 진위성을 확실히 입증할 수 없지만, 그 내용이 미국과 동맹국들이 수집한 정보 평가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는 "우리는 이스라엘 정권을 거짓말쟁이 범죄자, 반인륜적 실체로 간주한다"며 "그들은 거짓말을 퍼뜨리고, 위조 문서를 조작하고, 기만하는 심리 작전을 수행한 오랜 역사가 있다"고 전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