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걸프국에 경고…"우리 공격하는 데 영공 열어주지 마"

"각국 주둔 미군 시설 주시하겠다"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기습 방문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언론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04/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이 중동 걸프국을 향해 자국을 향한 공격에 영공이나 군사 기지를 사용하도록 허용하지 말라고 9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이란의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걸프국이 친이스라엘 세력의 이란 공격을 돕는다면 이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중동 지역의 친서방 경제협력체인 걸프국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 등 6개국을 말한다.

이 가운데 오만을 제외한 모든 걸프국은 미군 시설 또는 미군 병력을 자국 땅에 두고 있다.

이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재보복을 예고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란 고위 관리는 "이란은 걸프국이 영공이나 군사 기지를 (다른 나라가 이란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란에 취하는 행동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발언했다.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군대들이 6일(현지시간) 쿠웨이트의 북서쪽 알 아드라 지역에서 '인테그레이션 1'이라는 이름의 합동 군사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2023.12.06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그는 "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역적인 단합의 필요성과 안정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이란에 대한 조치에 영공 사용을 허용하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리는 이란의 원유 시설이 공격받을 경우 걸프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등 원유 시장의 공급량을 위한 방안에 관해서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사실상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이란의 원유 시설이 타격을 입을 경우 공급 부족을 보전할 수 있는 예비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란은 걸프국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적은 없지만 이스라엘 지지 세력이 직접 개입하면 이 지역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걸프 지역의 한 서방 외교관은 9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걸프-이란 회의에서 이란이 걸프국을 향해 "각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각국에 주둔한 미군 기지가 어떻게 사용하는지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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