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7로 싸운다'…합리적 설명 불가한 이스라엘, 앞으로의 방향은?
중동 전문가마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합리적 상황 아냐"
당장 가자지구·레바논서 정전 가망 없어…한동안 공격과 보복 이어질 것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뿐만 아니라 레바논 헤즈볼라, 이란 혁명수비대 등을 상대로 전쟁을 치르며 중동 지역 정세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졌다. 현재 가자지구·요르단 서안지구·레바논·시리아·이라크·이란·예멘의 무장 세력들을 상대로 7곳의 전투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스라엘이 이를 얼마나 더 수행할 수 있는지, 원하는 대로 이란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저항의 축' 세력들을 근절시킬 수 있는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 방위대학교 소속 다테야마 료지 명예교수는 2일 NHK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군사적·경제적·사회적으로 전혀 합리적인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장 가자지구나 레바논에서 정전이 성립될 가망은 없기 때문에 한동안 공격과 보복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최근 중동에서 전면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인 사건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1일 이스라엘을 향해 18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90% 이상이 표적에 적중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요격돼 이스라엘 측 피해는 경미했다.
공격 명분은 이스라엘이 암살한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압바스 닐포루샨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부 사령관에 대한 보복이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제한적 지상전'을 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제한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지만 2006년 이래 18년 만에 레바논 본토 공격까지 수행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굳이 이 시점에 레바논을 친 배경에 대해 다테야마 교수는 가자지구 전쟁 이래 헤즈볼라의 공격 수위가 점점 강해졌고, 이들을 피해 이스라엘 북부를 떠난 피난민(6~7만 명)으로부터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9월 중순쯤 감행한 '삐삐' 폭발 공격과 나스랄라 암살로 헤즈볼라의 지휘 계통이 상당 부분 약해졌을 것이라 보는 견해도 나온다.
여기에 헤즈볼라가 보유한 미사일의 절반이 파괴된 시점에서, 지상공격을 통해 더 큰 타격을 줄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다테야마 교수는 풀이했다.
단, 미사일 전력이 반으로 줄었다고 해도 아직 7만~8만 발은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지휘부가 몇 명 더 제거되더라도 헤즈볼라가 완벽히 무장해제 되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다테야마 교수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도 경제가 나빠지고 국제적 비판이 높아져 전혀 "합리적 상황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헤즈볼라만 상대하는 작전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이스라엘에게도 괴로운 작전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이 제 살 깎는 싸움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난해 10월 7일 발생한 하마스의 기습작전이 이스라엘 사회에 초래한 충격과 분노, 공포심 등 내부 여론을 조금이라도 달래야 하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정권은 상대 무장단체 인사를 암살할 때마다 지지율이 상승했다.
다테야마 교수는 이스라엘의 전투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내부 우파 및 이스라엘주의적인 (극단적) 사상이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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