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는 왜 지금도 '삐삐'를 사용할까?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한국에서도 한 때 ‘삐삐’라고 불리는 호출기가 유행했었다. 그러나 휴대전화가 나온 뒤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그런데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지금도 삐삐를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스터리한 삐삐 폭발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나오면서 중동이 또다시 격랑에 빠지고 있다.
헤즈볼라는 왜 휴대폰 대신에 삐삐를 쓰는 것일까? 삐삐에는 GPS와 같은 최신 내비게이션 기술이 장착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추적이 쉽지 않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헤즈볼라는 다소 불편하지만 아직도 삐삐를 쓰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의사들도 삐삐를 사용하고 있다. 응급실로 호출하는데 특별한 메시지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삐삐가 울리면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응급 의사들은 곧바로 응급실로 달려가면 된다. 헤즈볼라와 영국 의사들 이외에는 지금은 거의 삐삐를 쓰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과거에는 범죄자, 특히 미국의 마약 거래상들 사이에서 삐삐는 인기 있는 통신 수단이었다.
그러나 갱단들도 지금은 휴대전화를 더 많이 사용한다.
전 FBI 요원 켄 그레이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버너 핸드폰을 쓰면 추적이 쉽지 않은데, 왜 지금도 삐삐를 사용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버너폰은 임시 전화번호를 부여받은 저렴한 일회용 휴대폰으로,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최근 범죄 조직은 대부분 버너폰을 쓴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가 이틀간 동시다발로 폭발해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외곽과 동부 베카 벨리 등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워키토키가 동시다발로 폭발하면서 최소 20명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다.
전일에도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삐삐가 연쇄 폭발해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280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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