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지구서 미국인 인권운동가 장례식 치러져…시민 추모 발길

"팔레스타인은 당신의 희생을 기억하고 존중할 것"
아이기 유족, 튀르키예에 시신 안장 요청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맞아 사망한 튀르키예 출신 미국인 인권운동가 아이세누르 에지 아이기(26)의 장례식이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 나블루스의 시내에서 거행됐다. 2024.09.0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최근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튀르키예 출신 미국인 인권운동가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서안지구 남부 나블루에서 열린 아이세누르 에지 아이기(26)의 장례식에는 그의 시신이 고국으로 인도되기 전 그를 추모하기 위한 팔레스타인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이기는 지난 6일 서안지구 나블루스 남쪽 베이타 지역에서 열린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이스라엘군이 쏜 총격에 맞았다. 머리에 치명상을 입은 아이기는 인근 라피다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아이기의 시신은 팔레스타인의 국기와 함께 팔레스타인 전통 스카프인 카피예에 싸인 채 등장했다. 병원에서 나온 아이기의 시신은 군 행렬의 엄호를 받으며 옮겨졌다. 팔레스타인 군인들은 음악과 함께 나블루스의 거리를 따라 행진했다. 아이기에게는 화환이 헌정됐다.

팔레스타인인 주민들은 거리에 모여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한 팔레스타인 인권운동가는 "팔레스타인은 항상 당신의 희생을 기억하고 존중할 것이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애도했다.

유족들은 아이기의 시신을 튀르키예에 묻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온쿠 케셀리 튀르키예 외무부 대변인은 아이기가 튀르키예 서부 해안 도시인 아이딘주 디딤에 안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전날인 7일 발생한 서안지구-요르단 총격 사건으로 육로 국경이 폐쇄돼 인도 과정에 차질이 생겼다. 케셀리 애변인은 "이송 지연을 피하기 위해 비행기로 시신을 옮기는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나블루스에서 최근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맞아 사망한 튀르키예 출신 미국인 아이세누르 에지 아이기(26)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다. 2024.09.0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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