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 예멘 후티반군, 이스라엘 공습 보름 만에 상선공격 재개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미사일 피격…"이스라엘 입항하려 해 공격"
인명·시설피해 없어 인근항으로 운항중…하마스 지도자 피살후 활동 재개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예멘의 후티반군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지 보름 만에 해상 상선 공격을 재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가 피살되자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복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란의 대리 세력들도 몸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후티반군은 4일(현지시간) 아덴만을 지나던 라이베리아 선적 컨테이너선 '그로톤(Groton)호'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 후티반군의 대변인 야흐야 사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해군 및 미사일 부대가 아덴만에서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로 그로톤호를 표적으로 하는 합동 군사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로톤호가 가자지구를 침략한 이스라엘 항구에 입항하려 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표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박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그로톤호는 지난달 31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에서 출항해 지부티로 향하고 있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와 보안업체 앰브리는 이날 그로톤호가 예멘 남부 항구도시 아덴에서 동쪽으로 125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탄도미사일에 두 차례 피격됐다고 밝혔다. 두 기관 모두 인명 피해는 없고, 시설물 피해도 경미한 수준으로 보고됐다고 부연했다. 그로톤호는 현재 인근 항구로 항로를 변경했다.
후티반군의 이번 상선 공격은 지난달 20일 예멘 서남부 항구도시 호네이다가 이스라엘로부터 공습받은 지 15일 만에 이뤄졌다. 후티반군은 당시 이스라엘 최대도시 텔아비브의 아파트를 무인기(드론)로 공격해 1명을 숨지게 했고, 이에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발진해 이란제 무기가 들어오는 호네이다항과 인근 석유시설을 폭격했다.
후티반군이 홍해와 아덴만을 오가는 상선을 공격한 건 지난달 19일 싱가포르 선적의 컨테이너선 '로비비아(Lobivia)호'가 마지막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양측 간 전쟁이 발발하자 하마스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이스라엘 항구에 입항하는 상선은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70여척의 상선을 탄도미사일 또는 드론으로 공격해 이 중 1척을 억류하고 2척을 침몰시켰다.
후티반군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시리아·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와 더불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으로 꼽힌다. 이란은 지난달 31일 자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수도 테헤란을 방문한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호텔 방에서 피살되자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보고 군사적 보복을 예고했다. 같은 달 30일에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헤즈볼라 고위 군사령관 푸아드 슈크르를 사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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