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이란 대통령 취임…"제재 철폐 위해 강대국들과 협상"

"세계와 건설적이고 효과적 관계 추구할 것"
"(서방은) 이란을 통해 중동과 세계 문제 해결할 기회 잡아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의 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24.7.3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자국 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며 대이란 제재 철폐를 위해 강대국들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제14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4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이슬람 경전 코란에 손을 얹고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모든 재능과 자질을 다하겠다고 맹세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이 받고 있는 제재를 철폐하기 위해 주요 강대국들과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와 건설적이고 효과적인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며 "강력하고 평화를 추구하며 품격 있는 이란의 참여를 통해, (서방은) 중동 지역과 세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서방을 향해 "압박과 제재는 효과가 없다"며 "핵 합의에 대한 이란의 약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취임식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나왔다. 이에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어린이를 죽이는 무기를 공급하는 이들은 다른 이들에게 인류와 관용을 가르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심장외과의 출신인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JCPOA) 복원을 위한 서방과의 대화와 히잡 단속 완화 등 개혁적인 정책을 전면에 내걸며 지난 5일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취임으로 서방과의 얼어붙은 관계가 어느 정도 해빙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지만, 이란의 실질적인 지도자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이기 때문에 역할은 제한적이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아르메니아 △타지키스탄 △이집트 △수단 △이라크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아제르바이잔 △쿠바 △브라질 등에서 파견한 고위 관리들이 참석했다. 엔리케 모라 유럽연합(EU) 특사도 자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2인자인 나임 카셈, 예멘 후티 반군의 무함마드 압둘살람 대변인도 이날 취임식에서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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