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유엔회의 첫 참석…"여성 억압 여부는 내부문제"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주의 단체 탈레반이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유엔 후원 아프가니스탄 관련 회의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탈레반은 여성의 자유에 대한 억압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내부 문제라고 일축했다.
1일 일본 NHK방송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지난달 30일부터 로즈메리 디카를로 유엔 사무차장을 비롯해 일본, 미국, 유럽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탈레반은 우선 자신들에 대한 제재와 해외 자산 동결 해제를 요구했다. 다른 한편으로, 여성의 자유에 대한 억압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내부 문제로 일축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수석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회의에서 "금융·무역 부문에 대한 제재 완화가 왜 더디게 이뤄지는지 궁금하다"며 자금 동결 해제와 국제금융 시스템에서 단절된 자국 은행에 대한 제재 해제를 촉구했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미군이 철수한 후 권력을 장악했지만, 국제적으로 정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중앙은행의 해외 자금 70억 달러를 동결했다.
탈레반은 여성의 중등 및 대학 교육을 금지하고 전국 미용실을 폐쇄하는 등 여성에 대한 억압 정책을 펴 서방의 우려를 사고 있었다. 이에 참가국 대표들은 탈레반에 여성 인권 상황 개선을 촉구했다. 그간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에 대한 자신들의 해석을 근거로 여성들이 자유롭고 존엄한 인간의 지위를 회복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30일 기자회견에서 무자히드 대변인은 "여성 인권 문제는 국내 문제"라며 "우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계속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력은 하고 있으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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