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이란, 무기급 농축 우라늄 증가…대통령 사망에 후속회담 중단"

"순도 60% 농축 우라늄 142㎏ 비축…작년 4분기 대비 20㎏ 늘어"

오스트리아 빈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에 그려진 로고<자료사진>. 2023.09.11.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이란의 '무기급' 농축 우라늄 비축량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란 대통령이 헬기 사고로 숨지면서 유엔의 대(對)이란 핵사찰을 개선하기 위한 후속 회담도 잠정 중단됐다.

28일 로이터·AFP 통신은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간한 2건의 기밀 보고서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순도 60%짜리 농축 우라늄을 지난 11일 기준 142.1㎏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순도 60% 우라늄이 121.2㎏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6㎏ 늘어난 셈이다.

우라늄 농축 수준이 20%를 초과하면 무기급으로 간주한다. 통상 핵무기로 쓰려면 약 90% 수준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지만, 순도 60%만으로도 기술적으론 핵무기 제조가 가능하다. 순도 60% 농축 우라늄 약 42㎏이 있으면 추가 농축 과정을 거쳐 보름 내로 핵무기 3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순도 20% 농축 우라늄은 751.3㎏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의 전체 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6201.3㎏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675.8㎏ 증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이란의 핵무기 생산 기술 능력은 이란 안보에 대한 우려를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지난 19일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하자 6일 물꼬를 튼 IAEA-이란 간 고위급 대화가 잠정 중단됐다며 "이를 계속할 의사를 거듭 밝힌다"고 덧붙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핵사찰을 확대하고 이란핵합의(JCPOA) 복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6일부터 1박2일의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했다.

IAEA와 이란은 지난해 3월 이란 내 미신고 장소 3곳의 핵물질 검출과 관련해 IAEA에 핵사찰을 위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고 감시장비를 재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미신고 장소는 2곳으로 줄었지만, 이날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1년간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데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