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국방비 161조, 병력 94만 넘는데…'기름 부자' 아랍국 군대는 왜 약골일까?

(서울=뉴스1) 조윤형 기자 = 현금을 쏟아 붓는 아랍국가들의 군사력은 왜 '약골' 소리를 듣는 걸까.

최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걸프협력회의(GCC)에 속한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 등 페르시아만 연안 6개 산유국과 이집트·요르단 등 8개 아랍국가들의 국방비가 연간 1200억 달러를 넘는다고 밝혔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30개국의 지난해 국방예산 3800억 달러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여파로 국방비가 늘어난 이스라엘(274억 달러)보다도 4배 많은 수준이다.

아랍 8개국은 합쳐서 병력 94만 4000명, 전차 4800대, 전투기 1000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랍국가들은 앞서 4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군에 번번이 패배하며 굴욕을 맛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15년 예멘 내전에 개입했으나 결국 후티 반군을 제압하지 못하고 늪에 빠진 모양새다.

이와 관련 이코노미스트는 아랍국가들의 군사력이 비효율적인 것에 관해 "예산과 장비가 부족한 게 아니라 국방비의 대부분을 쓸 데 없는 '멋진 무기' 구입에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군사전문가 폴 콜린스는 해당 매체를 통해 "아랍국가들은 현재 후티 반군 등 무장세력의 비대칭적 위협과 직면해있다"라며 "그런데 이와 전혀 무관하게 첨단 전투기처럼 과시할 수 있는 무기에 돈을 쓴다"고 평가했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안드레아스 크리그는 이러한 무기 구매에 관해 "아랍국가들이 미국 등 서방 판매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군사적으로 필요해서 사들이기보다는 서방 군사 강국들과의 외교를 구실로 돈을 쓴다는 지적이다.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실 이들이 진짜로 필요한 것은 해군력의 증강이다.

원유를 생산·수출하는 아랍국가들에 절실한 것은 원유·화물 수송을 보장할 해군력의 강화인데, 고가의 전투기에만 집착하면 육군과 해군력은 희생될 수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한편 권위주의적인 아랍 통치자들이 군대를 효율적으로 키우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자율성을 부여받은 자국군이 역공하는 상황을 두려워하기 때문.

이들은 육해공 합동 훈련 등에 필요한 독립성을 군 지휘부에 맡기기를 꺼리는데, 결국 군사 작전도 짜여진 각본에 의해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현실 전투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사실상 아랍 통치자들이 신뢰하는 것은 자국군이 아닌 왕실의 엘리트 근위대인 셈이다.

이와 관련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yoonz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