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잔당 가자 북부로 복귀…"전쟁 끝이 안 보인다"

WP "미국과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하마스 소탕 회의적 평가"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소재 가자이슬람대학교(IUG) 건물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모습. 2024.04.28/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잔당들이 가자지구 북부로 복귀하면서 이스라엘군이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북부 자발리아에서 하마스의 거점을 무너뜨렸다며 승리를 선언했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 이스라엘군은 다시 북부로 복귀한 하마스 잔당 소탕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을 예고하는 가운데 이미 한차례 초토화된 가자지구 북부에서 다시 포성이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마스는 그야말로 끈질긴 생존력을 보인다. WP는 하마스가 △신병 모집이 쉽고 △광범위한 터널망을 갖춘 데다 △가자지구 구석구석에 침투한 무장 조직으로서 장기적이고 파괴적인 전쟁을 견디는 저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WP는 이제 미국 관리들뿐 아니라 이스라엘 내각 일부에서도 이스라엘군의 하마스 소탕 작전에 대해 점점 더 회의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4일 기자들에게 "군사적 압박은 필요하지만, 하마스를 완전히 물리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만약 이스라엘의 노력이 가자지구의 미래를 위한 정치계획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수반하지 않는다면, 테러리스트는 계속 돌아올 것"이라고 발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조직원 1만4000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으나, 이 숫자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을뿐더러 지난해 10월7일 개전 이전 하마스 전투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WP는 지적했다. 게다가 가자지구에는 하마스가 아닌 다른 무장단체에 소속된 수천 명의 전투원도 남아 있다.

H. A. 헬리어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하마스가 실질적으로 많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1980년대부터 가자지구에서 15년 이상 통치해 온 조직이 단순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은 여전히 승리에 근접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부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지난해 말 자발리아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한 뒤 하마스가 그곳에 돌아와 물자를 확보하고 전투원들을 다시 모집하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자발리아 주민 A(42)는 익명을 요구하며 "모두 민간인 복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에서 작전본부장을 지낸 이스라엘(사람 이름) 지브는 WP 인터뷰에서 "1980년대 레바논 남부에서 일어났던 것처럼 여러 장의(multi-chapter) 전쟁이 지속될 것"이라며 "가자지구에는 하마스 조직원이 최소 2만 명 남아있으며 이들은 앞으로 4만 명을 모집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 군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좌절감이 커지고 있으며, 장성들도 가자지구 북부의 안보 공백 심화에 대해 자유롭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소장)은 "하마스의 대안이 될 조직을 만드는 게 하마스에 압력을 가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러나 이는 정치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정부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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