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라파 공격 임박했나…이란과의 전면전 위험 완화
네타냐후 "라파 진격이 유일한 인질 석방·승전 방법"
이스라엘, 민간인 대피 계획 수립하며 지상작전 준비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위험이 완화되면서 이스라엘군이 조만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공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재차 라파 진격 의지를 강조하고 이스라엘군도 라파에서 민간인들을 대피시키려고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지상작전이 임박한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앞으로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겠다"라며 "이는 인질을 석방하고 우리의 승리를 달성하는 유일한 방법이다"라며 라파 진격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라파 진입 전 민간인을 대피할 계획이라며 가자지구 내에 식량과 식수,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인도주의 구역'을 건설해 주민들을 이주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안보 관계자도 WSJ에 "그것(라파 공격)은 일어날 것이다"라며 "가자지구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치밀한 작전 계획을 세워야 하며 인도주의적 대응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이집트의 관리들도 WSJ에 이스라엘군이 민간인들을 라파에서 인근 칸유니스나 다른 지역에 이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대피 작전이 미국과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국과 함께 2~3주간 이뤄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또 이 같은 민간인 대피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이스라엘군이 라파로 병력을 점진적으로 배치해 최소 6주간 지상작전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라파 지상작전을 앞두고 민간인 대피 계획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할 시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며 거듭 반대 의사를 전달해 왔다.
다만 미국은 이스라엘군이 특정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킨 뒤 점진적으로 작전을 펼치는 방안을 제안하는 등,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계획을 제시했을 시 라파 공격을 승인하겠다는 여지는 어느 정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지 않는 대가로 라파를 침공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가 동의했다는 보도도 나오기도 했다.
이에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브래들리 보우먼 선임국장은 "이스라엘이 민간인 보호에 실패한다면 큰 전략적 재앙이 될 수 있다"라며 "지난 수년간 미국과 이스라엘 간 관계에 가장 큰 문제 요인이 될 것이라 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라파 공격 시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 소강상태로 접어든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공격이 일단락됐음에도 헤즈볼라와의 교전이 격해지는 점과 이라크와 시리아 주둔 미군에 대한 친이란 민병대의 공격이 증가하는 것 역시 중동 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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