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F-35, 시리아·이라크 영공 통과해 이란 방공망 정밀 타격했나
'램페이지' 미사일…레이더 탐지·요격 어려워
'F-35 통해 발사' 추측 나오지만 의견 분분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이란 본토에 재보복 공격을 감행했을 당시 자체 개발한 신형 초음속 미사일을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미사일은 긴 사정거리로 적의 탐지를 피하고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이란이 이를 막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주이시포스트는 이스라엘 칸 공영방송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 타격에 '램페이지'(Rampage) 공대지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칸은 이번 공격으로 입은 피해와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2018년 처음 공개된 램페이지는 길이 4.7m에 중량 0.5톤으로, 목표물로부터 150㎞ 떨어진 거리에서 전투기가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탑재할 수 있는 포탄 무게는 150kg에 달한다.
램페이지는 GPS 체계에 의해 유도돼 먼 거리에서 발사돼도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으며, 초음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탐지해 대응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레이더망을 우회할 수 있는 무기를 사용했다는 지난 20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와도 맞아떨어진다.
NYT는 2명의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군 전투기가 이란 영공 밖에서 이란의 레이더 탐지를 피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미사일 1기를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당국자들도 NYT에 이스라엘의 중부 이스파한 공격 당시 군이 드론이나 미사일, 전투기 등 그 어떤 것도 이란 영공에 침입한 사실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이와 관련해 BBC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스라엘군이 S-300 방공 시스템의 레이더로 추정되는 장치를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BC뉴스 역시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군 전투기가 이란 영토 밖에서 이란 나탄즈 핵시설을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방공 레이더 기지를 겨냥해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스라엘군의 F-35 전투기가 정찰 목적으로 이란 영공 부근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는데, 이 때문에 이스라엘군이 램페이지를 F-35로 발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다만 이스라엘군이 램페이지를 실제로 사용했다고 해도 사거리가 150㎞밖에 안 돼 이란 영공 밖에서 중부 내륙인 이스파한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설명이 안 된다. 즉, 이스라엘이 드론이 아닌 전투기로 이스파한을 타격했다면 어떻게든 이란 내부로 침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올이스라엘뉴스는 현지 매체 등을 인용해 이스라엘군 전투기가 시리아와 이라크의 영공을 통과하면서 각국의 방공체계를 파괴해 격추를 피하고 이란에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을 내놨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있던 날 이라크 바그다드 주변 지역에서는 램페이지의 잔해로 추정되는 부품이 발견됐으며, 시리아 남부에서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방공체계가 파괴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ABC뉴스는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상당한 전투력을 갖췄다는 신호를 이란에 보내려는 목적이었다고 진단했고, NYT 역시 "이스라엘이 이란의 방공체계를 우회하고 마비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계산된 공습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실제 이스라엘이 전투기를 동원해 이란을 공격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이스라엘에서 이란으로 F-35를 보내거나 이스라엘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이웃 국가들의 영공을 불법으로 지나게 돼 아랍 국가들을 화나게 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이란 측은 이스라엘군이 '소형 드론'을 이용해 공격했으며 이를 모두 격추하는 데 성공해 아무런 피해나 사상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이스라엘의 공격을 평가절하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반격에 나선 것은 지난 14일 대규모 공습을 받은 지 닷새 만이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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