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 선박 나포? 암살?…이란, 이스라엘 "고통스러운 보복"에 대응 준비
이란 공군 전투기 대응 준비…해군은 홍해서 상선 에스코트
WSJ "시리아 내 혁명수비대 철수"…역외 표적 공습에 대비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건국 이래 처음으로 본토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고통스러운 보복'을 가하겠다고 공언하자 이란도 공군·해군 전력을 정비하고 대리세력을 규합하는 등 분주히 대응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미르 바헤디 이란 공군 사령관은 17일(현지시간) 국군의 날 행사에서 수호이(Su)-24 등 자국 전투기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대피 태세를 갖췄으며, 해군 호위함이 현재 홍해를 지나는 이란 상선을 호위하고 있다고 연설했다.
이란과 시리아의 관료들은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리아에 주둔한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과 대원들을 철수시켰다고 전했다. 헤즈볼라 역시 시리아에서 무기고를 지킬 최소한의 인력만 남겨둔 채 대원들을 빼냈다고 한다.
지난 15일 이스라엘 언론은 당일 긴급회의를 가진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억지력 유지 차원에서 이란을 상대로 반격에 나서되 전면전은 피한다는 원칙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이스라엘이 시리아 일대 군사 시설물과 주요 인사들을 표적 공습할 가능성이 거론되자 폭격을 피하기 위해 현지 대원들을 철수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시아파 맹주 이란은 이른바 '저항의 축'이라고 불리는 예멘의 후티반군과 레바논 헤즈볼라, 시리아·이라크 민병대를 지원하며 자신들의 대리세력으로 키워왔다. 이란의 대리 세력에 대한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은 이란 본토를 타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국 간 전면전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이란은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아주 작은 행동이더라도 이란의 이익을 해치는 행동이라면 누구든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영사관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간부 등 13명이 숨지자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이란은 14일 새벽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이 5시간 동안 이스라엘에 발사한 탄도·순항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는 총 300여 대였다.
이 중 99%는 이스라엘군과 중동 주둔 미국·영국군에 의해 격추돼 피해는 미미했다. 그럼에도 그간 예멘의 후티반군과 레바논 헤즈볼라 등 대리 세력을 내세웠던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중동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4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비상 전시내각 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영국과 독일의 외무장관과 만났다. 총리는 장관들로부터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자제할 것을 요구받았지만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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