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F-35, 영사관 폭격" 발끈한 이란이 예고한 '상응 조치' 뭘까

이란 "배후는 이스라엘"…'상응 조치' 가능성 시사
'대리군' 통해 보복 예상…"전면전 감당 못해" 분석

1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이 공습을 받아 무너졌다. 2024.4.1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공습이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보복을 예고하면서 어떤 대응 방식을 선택할지 이목이 쏠린다.

이란이 확전을 피하기 위해 이전에 해오던 대로 일종의 대리군인 '저항의 축'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영사관도 이란 영토에 해당하는 만큼 영사관에 준하는 시설 등을 직접 타격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뒤 "이란은 보복할 권리가 있다"며 "상응(reciprocal) 조치 가능성"을 경고했다.

호세인 아크바리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도 "이스라엘 F-35 전투기가 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며 "우리의 결단력 있는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고 미국 역시 공습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자세히 알아보는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한 건물에 이슬람 혁명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와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그린 벽화가 걸려있다. 2024.03.03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이번 공격과 관련해 이란의 대응 방식을 놓고 전문가들은 이란이 대응하되 직접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빌 로지오 선임연구원은 폭스뉴스에 "영사관이라는 공격 목표 등을 고려할 때 이란은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도 이란이 직접 해외에 있는 이스라엘인을 공격하거나 '저항의 축' 세력을 통해 보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그동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와 이라크 소재 친이란 민병대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을 대리군으로 활용하며 이스라엘을 견제해 왔다.

즉, 이번에도 저항의 축을 통해 이스라엘을 타격하면서도 직접 나서지는 않는 선에서 확전을 피하면서도 일종의 경고를 보낼 수는 있기 때문이다.

중동미디어연구소(MEMRI)의 이갈 카몬 소장도 "이란은 오히려 저항의 축을 통한 대리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란은 현재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이 필요하지도 준비돼 있지도 않다"고 짚었다.

이란 역시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 전면전 발발 시 이에 개입할 미국까지 막아낼 역량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라즈 짐트 선임연구원은 권력 유지가 현재 이란 정부의 "최우선 목표"라며 "이스라엘과 미국과의 전쟁은 이란에 실존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자유유럽라디오(RFE)에 설명했다.

미국이 3일(현지시간) 영국과 합동으로 예멘 내 친(親)이란 세력 후티 반군의 최소 30개 목표물에 대해 추가 공습을 단행한 이후 4일 후티 부족들이 사나 인근 지역에 모여서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2024.02.04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미국 중동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알렉스 바탄카도 이란은 "단기적인 전쟁에서 잃을 것이 너무 많다"라며 "(전면전은) 이란의 미래에 대한 모든 종류의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건이 이란의 영토에 준하는 영사관을 겨냥한 공격인 만큼, 이란의 직접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책임자인 알리 바에즈는 뉴욕타임스(NYT)에 "외교 시설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이란의 영토를 공격한 일이나 다름없다"라며 "이란이 보복에 실패하면 시리아에서 입지가 약해지지만 대응하면 이스라엘이 전쟁을 위해 파놓은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친정부 평론가인 페이만 타헤리는 현지 언론에 이번 공격을 두고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접근 방식에 실패했다는 여론이 있다며 "정부는 이스라엘이 직접 공격하지 못하도록 대응하거나 현재 역내 정책과 군사적 영향력을 재고하고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eha67@news1.kr